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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일터이자 나의 놀이터'…'최고해녀' 이해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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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아기) 때 놀이삼아 배웠던 물질이 평생 직업이 될줄 우예 알았겠노? 그래도 이 일로 아들 넷 키우고 여태껏 살았으니께 고맙기도 하고…." 시골마을 어디나 가면 그곳의 대표선수격인 한두 명의 명인(名人)이 있다. 해돋이 마을이 있는 포항 호미곶 일대에서 이해자(64·대보면 구만1리) 씨를 모르면 간첩 취급을 받는다. 그는 스스로도 "땅꼬마부터 할매·할배까지 내 모르면 대보사람 아니지."라며 스스로의 명성을 자신했다.

이 씨의 직업은 해녀다. 22세 나던 해에 결혼했지만 5년 만에 남편과 사별하고 그때부터 바닷물에 들어가 전복, 성게, 고둥 등을 잡으며 억척같이 살았다. 지금도 물질을 하는 이 마을 해녀 60여 명 가운데 나이로 따지면 이 씨는 77세 최고참에 이어 '넘버2'다. 하지만 수심 10m까지 무리없이 들어가는 프로급 30여 명만 놓고 따지면 말할 필요없이 그가 최고다.

그는 "강원도 고성에서 전라도 흑산도까지 동·남·서해 내가 안 들어가본 바다는 없다."며 젊은 시절 큰 회사에 인부로 고용돼 일당받으며 곳곳을 누비며 일하던 시절 얘기를 했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사이, 잘 될 때는 하루에 40만∼50만 원 벌이가 어려운 일이 아닐 때도 있었다며 그 때는 누구 부럽지 않은 명실상부한 '전국구' 해녀였다고 했다.

지금 이 씨가 사는 집앞 구만리 앞바다는 전국 해녀들이 첫손가락에 꼽는 황금어장이었지만 백화현상 등 오염이 심해 요즘은 하루 종일 물질을 해도 2만, 3만 원을 못버는 날이 허다하다며 "그때 그 시절이 좋았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진저리, 우뭇가사리, 미역, 청각 등 형형색색의 해초 사이로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떼와 그 사이에 살고 있는 전복, 고둥 같은 '돈덩어리'를 보는 짜릿한 맛은 직접 보지 못한 사람은 그 느낌을 모른다."는 이 씨는 "지금도 그 맛과 멋에 빠져 산다."며 호미곶이 일터이자 놀이터라고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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