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되면 항상 시골 외할머니 댁에 가는 게 나의 가장 큰 행복이었다.
더운 여름밤 들마루에 외할머니 다리 베고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면 유난히도 가까이 별이 보였다. 또 옆에서는 모기를 물리치기 위해 모닥불을 피워놓았다.
내 기억 속에는 쑥을 태우시던 외할아버지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콩을 구워먹으면서 서로 자기가 먼저 구워 먹겠다면서 아옹다옹 다투던 이종사촌오빠들.
옆집을 바라보아도 뒷집을 바라보아도 기다란 연기가 솔솔 피어나던 정답던 외가.
그렇게 할머니 다리 베고 누워 잠에서 깨어나면 마당 한켠 모닥불 위에 구수한 숭늉냄새∼지금도 그 맛이 그립다.
몇 년 전, 이제는 두 분 다 돌아가셔서 아무도 살지 않는 외가댁을 찾아가 멍하니 바라보다 돌아왔다.
여름만 찾아오면 너무 그립고 따뜻했었던 두 분의 사랑이 모닥불이 되어 내 가슴 속에 피어오른다.
김혜영(대구시 달서구 송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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