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와 커브 등 강속구와 변화구를 가리지 않고 펜스 밖으로 타구를 보낼 정도로 최고조에 달한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타격에 일본 열도가 흥분하고 있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들이 이승엽의 한·일 통산 400호 홈런을 대서특필한 2일 그는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 1루수 겸 4번타자로 나와 1대 1로 맞선 6회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후쿠하라 시노부의 5구째 114km짜리 커브를 통타, 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틀 연속 홈런으로 결승점을 올리는 괴력을 자랑한 이승엽은 1루를 돌면서 타구가 122m 중앙펜스를 넘어 전광판 밑을 때리는 것을 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었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홈런에 힘입어 3대 2로 이겼다.
이승엽은 이날 4타수 1안타로 타율 0.331(366타수 121안타)를 유지했고 센트럴리그에서 타이론 우즈(25홈런·주니치 드래곤스)를 멀찍이 따돌리고 홈런 선두도 굳게 지켰다.
이날까지 요미우리가 치른 97경기 중 96경기에서 34개의 아치를 그린 이승엽은 계산상으로 51.7개까지 때릴수 있다. 이틀 동안 3개의 홈런을 쏟아내면서 홈런 페이스도 3경기당 1개에서 2.82 경기당 1개꼴로 빨라졌다.
이승엽은 또 전 세계 현역 야구선수 중 타수 당 홈런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에서 4천211타수를 기록했던 이승엽은 일본에서 2시즌 반 동안 쌓은 1천100타수를 합쳐 5천311타수 만에 400홈런을 기록, 평균 13.3타수에 하나씩 홈런을 날린 셈이다.
이 같은 수치는 현재 미국과 일본을 통틀어 활약하고 있는 프로선수들 가운데서는 최고로 잦은 빈도라고 할 수 있다.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19세에 프로에 입문해 12시즌 만에 400홈런을 달성한 메이저리그 알렉스 로드리게스(31·뉴욕 양키스)도 이승엽의 홈런 빈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로드리게스는 2005년 6월 9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400호를 터뜨렸는데 그 때가 5천803타수였다. 14.5타수마다 홈런을 날린 꼴이다.
마찬가지로 빅리그에서 역대 최다홈런에 도전중인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크 맥과이어(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이승엽의 페이스에는 못 미쳤다. 본즈는 400호 홈런을 날리기 1년 전 시즌인 1997년까지 이미 6천99타수를 기록했고 맥과이어도 1999년 400홈런 고지를 밟기 한 해 전까지 5천671타수를 쌓았다.
하지만 이승엽의 홈런 빈도는 일본의 전설적인 홈런왕 오사다하루(王貞治)의 전성기 페이스에는 못 미치고 있다. 오사다하루는 1969년 마지막 경기에서 400홈런을 쌓았다. 그 경기까지 총 4천60 6타수로 무려 11.5타수마다 아치를 그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승엽이 현재 페이스로 홈런을 날린다면 나이로 인한 체력 저하와 부상 등을 감안하더라도 700홈런 고지는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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