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영천시청 앞에서 소각장 허가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분신투신한 고 이차곤 씨 사건은 한동안 잠잠했던 영천시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사건 후 유족과 비상대위원회 측은 땡볕이 내리쬐는 주차장 마당에 분향소를 차리고 사건의 진상과 사정당국의 철저한 수사촉구 등을 외치며 기약 없는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며칠 전부터는 유족과 비대위가 단식에 들어가는 등 농성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로 인해 영천시의 인·허가업무와 각종 현안 사업추진이 마비되고, 휴가철인 데도 시공무원들이 단 한사람도 휴가를 못하는 피곤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비대위 측은 분향소 마련에 이어 관련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시청진입, 촛불집회 등을 열어 시청을 압박했고, 시도 이들의 진입을 육탄으로 막아서는 등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고인에 대한 보상과 장례방식 등을 두고도 양측이 언성과 욕설, 주먹다짐까지 벌이면서 영천의 여론도 흉흉해졌다.
하지만 정작 사건의 중앙에 서 있는 소각장 업체인 (주)네비엔 측은 '나몰라라'하고 있는 게 아닌 가 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법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기업을 운영하는 데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면서 오히려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투신 사건이 있은 지 20여 일이 지나도 해당 업체가 사건의 일단을 떠맡으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자 시민들은 네비엔의 무관심에 "기업윤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침을 가하고 있지만 분쟁의 당사자는 나몰라라 하고 있어 답답하기만하다.
소각장 시설은 근본적으로 환경문제와 대립되는 측면이 잇다. 그렇다면 소각장 측은 주민 설득과 해당 주민에 대한 반대급부 등 적극적인 홍보전략과 함께 이해를 구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극한의 대립을 벌이고 있는 소각장 문제를 더 이상 두고 볼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기업인의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 영천시와 주민(비대위), 소각장 측이 영천의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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