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얼어붙는 소비심리

요즘 庶民(서민)들은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힘든다'고 아우성이다. 식당'가게 등 영세 개인사업자들의 휴'폐업이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정부를 고소하고 싶다'는 분노의 소리까지 나오는 판이다. 기업형 일자리 부족이 자영업자를 양산하지만, 이들이 설자리마저 계속 좁아져 生計(생계) 포기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얼마나 많아지고 있는가. 게다가 돈이 많은 사람도 쓰지 않아 서민들은 더욱 괴로울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消費(소비)심리가 점점 더 얼어붙고 있다고 한다. 기름 값이 오른 데다 원화 절상,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의 惡材(악재)가 보태지면서 부자들마저 지갑을 열지 않는 바람에 소비자 기대지수와 태도지수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서민들은 물론 여유가 있는 사람들까지 모든 계층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닫히는 건 가뜩이나 불안한 하반기 경기 전망을 캄캄하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7월 소비자 전망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기대지수가 94.3이다. 지난 6월보다 3.1포인트나 떨어졌다. 올해 들어 6개월째 내림세이며, 석 달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면서 지난해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어제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소비자 태도지수 조사에서도 3분기 지수가 45.4로 2분기보다 3.9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 기대지수가 100 아래라는 건 6개월 뒤의 경기'생활 형편 등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다는 뜻이다. 소비자 태도지수는 지금과 앞으로의 생활 형편과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指數化(지수화)한 수치이며, 태도지수가 기준치(50)보다 낮다는 건 경기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보다 많다는 의미이지 않은가.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정부 고위층은 이 같은 상황에도 一喜一悲(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소비심리의 불씨를 살리려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경기 회복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계속 커지는 중동發(발) 유가 불안, 원'달러 환율 영향 등으로 변덕스러운 시장의 심리는 바닥으로 추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경제 올인'을 실천으로 옮기고, 부자들부터 우선 지갑을 열어야 하지 않을는지….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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