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에서 일본과 중국을 향해 이동 중인 3개의 태풍에는 '마리아'(여성 이름), '사오마이'(베트남어로 '샛별'), '보파'(캄보디아어로 '꽃')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름이 붙여진 것은 태풍위원회 회원국들이 10개씩 제출한 140개의 태풍 이름에 나라별 특성이 강하게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제출한 '마리아'의 경우처럼 전체적으로는 여성 이름이 많지만 한국과 일본은 동물 이름을, 북한·말레이시아·캄보디아는 식물 이름을 선호하며 중국은 신(神)의 이름을 즐겨 쓰는 등 특성이 있다.
시민 공모를 통해 10개 이름을 채택한 우리나라의 경우 '개미',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노루', '나비' 등 동물 이름이 무려 7개에 달하며 나머지는 '나리', '장미', '미리내(은하수)' 등 꽃이나 자연현상에서 따온 것이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동물 이름이 많아 '야기(염소)', '우사기(토끼)', '가지키(청새치)', '구지라(고래)', '도카게(도마뱀)', '와시(독수리)' 등 6개나 된다.
북한은 '소나무', '도라지', '버들', '민들레' 등 나무나 꽃 이름이 많고 '기러기', '갈매기' 등 동물 이름은 2개로 다소 적은 편이며 그 외에 '노을' 등 자연 현상 등을 사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태풍 이름으로 식물을 선호해 '룸비아(야자수)', '낭카(과일)', '물로르(자스민)', '므란티(나무)', '마와르(장미)' 등을 제출해 사용 중이며 캄보디아도 절반가량을 꽃과 나무 이름으로 제출했다.
중국은 '룽왕(용왕)', '우쿵(원숭이의 왕 손오공)', '펑선(바람의 신)', '하이선(바다의 신)', '뎬무(천둥과 번개의 신)' 등 절반이 신의 이름이다.
홍콩은 '산산', '링링', '야냔', '팅팅' 등 여자 애칭이 4개나 되는데 1950년대 이후 '사라', '낸시', '아그네스' 등 여자 이름이 많이 붙여진 것과 비교된다. 당시 미군 예보관들은 자신의 아내나 애인 이름을 사용해 태풍 이름을 많이 지었는데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는 태풍에 여자 이름만을 사용하는 것에 여성단체가 반발하면서 1979년부터 남자 이름이 번갈아 사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경우 태풍명에 사람 이름을 붙인 게 4개인데 이 중 남자명이 '프란시스코' '로키' '비센티' 등 3개이다. 하지만 이들 140개 태풍 이름도 영구적이지는 않아 어느 회원국이 특정 태풍에 큰 피해를 입으면 매년 11월께 열리는 태풍위원회에 해당 이름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실제로 작년 태풍위원회에서는 3년 전 미크로네시아에 큰 피해를 준 태풍 '수달' 의 이름이 '미리내'로 대체됐고 북한이 이름을 내놓은 태풍 '봉선화'와 '매미'도 비슷한 이유로 각각 '노을'과 '무지개'로 바뀌었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나비'와 라오스의 '맛사', 중국의 '롱왕'도 올해를 끝으로 다른 이름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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