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 ·미, 민간항공기 테러경보 최고수준 격상

미국은 10일 영국 경찰청이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를 공중에서 폭파하려던 테러분자 체포 후 테러경보 수준을 최고 등급으로 격상시킨 것에 발맞춰 자국 민간항공기 관련 테러경보를 최고 수준인 '적색'으로 조정하는 등 양국 모두 테러 관련 보안 조치들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경찰청은 이날 마이클 처토프 미 국토안보부장관의 "테러등급 최고 수준 격상" 발표에 앞서 승객을 가장해 폭발물이 담긴 휴대품을 기내로 반입해 상당수의 여객기들을 공중 폭파하려던 테러범들의 음모를 적발, 2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영국 내무부는 이에 따라 10일 오전 테러경보를 현재의 '엄중한(severe)' 단계에서 테러 위협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최고 수준인 "중대상황(critical)'으로 격상하고 공항 주변 경계를 강화했으며, 공항당국은 런던 히드로공항으로 들어오는 모든 비행편을 취소시켰다.

영국 경찰청은 이날 e-메일 성명을 통해 관계당국이 테러 음모와 관련해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 20여명을 체포했다며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들이 테러범의 "특별한" 목표물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뉴스는 런던에서 테러용의자 20명이 체포됐으며, 여객기 20개가 테러 목표물이었다고 보도했고, BBC는 최대 3개의 폭발 장치가 기내 소지품으로 밀반입돼 여객기를 폭파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BBC의 한 소식통은 테러 음모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주요 테러용의자들"은 외국인이 아닌, 영국에서 태어난 영국인들이라고 말했다.

존 리드 내무장관은 텔레비전 브리핑을 통해 "영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주요한 위협으로 보이는 계획을 분쇄하기 위한 대대적인 테러진압작전을 실시했다"면서 "공중 폭발을 통해 상당한 인명 손실과 함께 많은 여객기를 동시에 추락시키려던 테러 음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경찰은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들에 대한 테러 기도가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인명 대량 살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발표 후 런던 히드로공항은 공항을 폐쇄하고 이미 상공을 날고 있는 비행기를 제외하고 런던으로 들어오는 모든 비행기의 착륙을 금지했다. 유럽 항공사들은 영국행 비행기의 운항을 모두 취소했다.

교통부는 전국 공항에 대해 국제편 여객기 승객 휴대품 기내 반입을 허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교통부는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 등 전기나 배터리를 사용하는 물품의 기내 반입을 일체 금지하며, 안경이나 여권, 지갑 등 필수품만 투명한 비닐봉투에 넣어 소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한 각종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마이클 처토프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테러 용의자들을 체포함으로써 테러 위협을 없앴지만 이런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거나 음모를 철저히 분쇄했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서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들의 비행에 관한 경보 등급이 최고 수준인 "엄중함(severe)을 뜻하는 '적색'단계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테러 기도 사건 후 남아 있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운항 또는 미국으로 향하는 모든 항공기들에 대한 위협 수준을 '높음(High)을 의미하는 '오렌지색'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처토프 장관은 그러나 "국내에서 항공기들에 대한 테러 위협 조짐은 없다"면서 "테러 위협의 상향 조정 후 교통안전국(TSA)이 공항당국 및 민간항공사들과 협조를 통해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사 결과에 나타난 (테러) 위협의 성격을 감안해 오전 4시(현지 시간)부로 음료와 헤어젤, 로션 등 액체 물질이 든 물품들의 기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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