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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공모 청와대 손아귀서 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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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부 들어 확대한 공기업 및 정부 산하 기관 공모제가 조용한 날이 없다. 우수 인재 유치와 인사 투명성을 내세운 취지는 허울뿐이고, 특정 인사를 미리 정해 놓은 '무늬만 공모제' 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특정인에 밀려 임기 중 목이 날아간 기관장 얘기도 들려온다. 그러한 비판과 의혹의 중심에는 항상 청와대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이 인사 外壓(외압)을 제기한 영상자료원장 공모, 국정홍보방송 KTV 운영자인 영상홍보원장 사표 압력도 그 같은 사례다. 근래 무려 9곳에 이르는 기관이 1차 추천자를 탈락시키고 재공모를 한 배경에도 청와대 개입 의혹이 무성하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낙하산 인사와 情實(정실) 인사를 막는다며 확대한 공모제는 오히려 부적절한 인사 통로를 더 넓혀 놓은 꼴이다. 청와대는 물론 '재공모는 적임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그 속사정은 해당 기관이나 추천위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곳곳에서 마음에 맞는 자기 사람을 꽂을 때까지 두 번 세 번 공모하기, 특정인 낙점 위해 다른 응모자 들러리 세우기가 물의를 빚고 있는 판이다.

영상자료원장의 경우 영화계 인사가 주축인 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한 3명에 대해 청와대가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퇴짜 놓은 것도 자기들이 민 L씨가 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말썽의 전말이다. L씨 추천까지는 사실인 모양이니 그 자체만으로도 공모제 취지를 뭉갰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제 청와대는 3명 모두 '개인적 결격 사유'가 있었다고 공개했다. 주변에서는 누군지 금방 알 수 있는 이들 3명의 프라이버시를 까발린 것이다. 졸렬한 짓이다. 본인들은 느닷없이 부도덕한 인물로 찍히고 만 것이다. 많은 정부 산하 기관들이 경영에 죽을 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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