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종근(朴鍾根·대구 달서갑) 국회의원은 대구·경북 의원 가운데 맏형격이다. 하지만 생각은 젊다. 새로 국회에 입문한 의원 몇몇은 막상 곁에서 겪어보고 그의 열정에 놀랐다고 한다.
국회 재경위원장을 지냈고 한나라당 대구시당 위원장이기도 한 박 의원에게 이번 17대 후반기 국회는 어쩌면 마지막 의정 활동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요즘 관심을 쏟는 것은 대구를 첨단 교육도시로 만드는 터전을 닦는 일이다.
소속 상임위원회가 교육위원회가 아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라 직접 나서서 첨단 교육도시 조성에 앞장서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맏형으로서 대구의 비전을 제시하고 동료 의원들을 내세워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대구가 첨단 교육도시로 가는 단초(端初)는 이미 마련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설립이 그것이다. DGIST 관련법은 다른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박 의원의 것이다. 16대 국회에서 김만제 전 의원과 박 의원이 의기투합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런 DGIST가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이 늘 안타깝다.
DGIST가 본궤도에 오르면 가장 먼저 미국 MIT와 제휴해 자동차 전장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박 의원은 본다. 또 일부 지역 대학의 반대도 있지만 DGIST에 대학원 과정을 설립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준으로 육성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본다. 대학원 과정이 있는 광주과학기술연구원은 이미 우수한 연구 실적을 내고 있다. 연구는 교수나 연구자 한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우수한 대학원생이 함께해야 힘을 발휘한다.
DGIST가 제자리를 잡으면 흔히 얘기하는 산·학·연 클러스터 가운데 연(硏)은 해결된다. 학(學)은 지역 대학을 세계 100대 대학으로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대학 스스로 크지 못하면 세계적인 대학을 유치하는 것도 방안이다. 연과 학에 공급할 우수 인재는 과학영재교육 강화로 해결하면 된다. 그렇게 학과 연이 강해지면 산(産)은 저절로 몰린다.
박 의원이 하려는 일은 현재로선 구체성이 없다. 그러나 대구가 첨단 교육도시로 거듭나도록 단계 단계 일을 추진하는데 막후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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