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병 급물살

佛, 2천명으로 증원 결정…각국 '파병' 발표 이어질 듯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에 자국군 2대 대대 병력 1천600 명을 증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레바논에 주둔할 프랑스군의 규모가 이미 파병된 400명을 포함해 모두 2천 명으로 늘었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 외무.국방 장관, 군 지휘관들과 만난 뒤 TV 연설을 통해 총 2천 명이 레바논에서 유엔군의 푸른 헬멧을 쓰고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의 이 결정은 프랑스가 최근 단 200명의 병력을 1차 파병해 400명으로 증원하는데 그친 뒤 국제 사회에서 비판이 제기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프랑스는 평화유지군의 임무와 권한 등이 명확히 규정돼야만 추가 파병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와 관련해 시라크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유엔으로부터 명확한 입장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증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교전 규칙과 관련해 평화유지군의 자유로운 이동과 적대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대응하는 능력 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라크의 증파 결정에 따라 프랑스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다른 국가들도 자국의 파병 규모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5일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국가별 파병 여부와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이미 3천여 명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그간 프랑스가 맡아온 기존의 UNIFIL 지휘권을 넘겨받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유엔이 원한다면 프랑스는 평화유지군 지휘권을 계속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외에도 그리스, 핀란드, 폴란드, 스페인이 파병 의사를 표명하자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UNIFIL 증원에 필요한 지원을 유럽이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또 터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도 파병 의사를 이미 표명했으나 이스라엘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대해선 이들 국가와 외교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파병에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접경인 레바논 남부 지역에는 28년 전부터 유엔 평화유지군이 활동해 왔는데 지난 8월 11일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01호에 따라 평화유지군이 기존의 2천 명에서 1만5천 명으로 확대된다.

자위를 위한 무기 사용이 허용되는 평화유지군의 주임무는 레바논 정부군이 헤즈볼라로부터 남부 레바논 통제권을 넘겨받는 것을 지원하고 레바논 시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펴는 것이다.

프랑스는 과거 레바논을 보호령으로 삼아 통치했었고 이스라엘과도 외교 관계를 맺고 있으며 헤즈볼라를 후원하는 시리아, 이란과도 의사 소통 망을 갖추고 있어 레바논 사태 해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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