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극마크 꿈 이룬 '한중 핑퐁 커플' 곽방방

"아시안게임 때 어떤 임무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단체전이나 단식, 복식 중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 또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 중국 선수들과 겨뤄 이기겠어요"

4일 태릉선수촌 개선관에서 끝난 2006 도하 아시안게임 탁구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여자부에서 13전 전승으로 대표로 발탁된 곽방방(郭芳芳.26.KRA)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03년 4월 김승환(27.부천시청)과 부부의 연을 맺어 안재형-자오즈민에 이은 '제2의 한.중 핑퐁커플'로 화제를 모았던 그가 3년여 만에 마침내 남편의 나라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코리안드림'을 이뤘기 때문이다.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0년 7월. 호찌민시티에서 열린 베트남오픈 때 홍콩 대표 선수로 대회에 참가해 지금의 남편인 김승환을 만나 호감을 가지면서부터다.

둘은 국제전화와 e-메일로 사랑을 주고 받았고 3년여 사랑을 키우다 3년여 만인 2003년 4월 혼인신고를 했다. 혼인신고 후 2년이 지나야 국적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곽방방은 2003년 9월 KRA(종전 한국마사회)에 입단해 한국 생활을 시작했고 2004년에는 종합선수권대회에 당시 포스데이타(해체) 소속이던 남편과 혼합복식조로 출전해 첫 '부부 콤비' 우승 기쁨을 맛봤다.

지난 해 5월 결혼한 곽방방은 한국 대표 선수 꿈을 포기할 수 없었고 연습장(경기상고)과 가까운 종로구 효자동에 신혼방을 차리고 훈련 스케줄을 꼼꼼이 챙겨준 남편 외조 덕에 훈련에 전념할 수 있었다.

또 지난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던 왕년의 '탁구여왕' 현정화 팀 코치(현 여자 대표팀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으면서 공격력과 수비가 몰라 보게 향상됐다.

곽방방은 지난 해 12월 국적을 취득하면서 주민등록증까지 가진 온전한 한국인이 됐고 덤으로 대표 선발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지난 6월 말 갑작스럽게 맹장수술을 받는 바람에 한달 여 훈련을 못했지만 테이블에 복귀한 뒤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려 지난 주 KAL컵 그랑프리 대회 4강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였던 세계랭킹 3위 궈얀(중국)에게 발목을 잡혔지만 상승세를 타고 이번 대표 최종 선발전 첫날(3일) 문현정(삼성생명)을 3-1로 누르는 등 8전 전승을 올렸다.

김승환은 "국가대표는 떼어 놓은 당상이지만 만족하지 말고 전승으로 태극마크를 달아보라"고 격려했고 이날 5연승을 달려 결국 13전 전승의 좋은 성적으로 한국 국가대표 꿈을 이뤘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전진속공형의 곽방방은 아시안게임 때 단체전에서 홍콩과 중국 등 중요 경기에 기용되는 건 물론이고 단식과 복식에서도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한국을 넘나들며 국가대표로 활약하게 된 곽방방이 남편의 나라에서 감격의 메달을 목에 거는 것도 꿈 만은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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