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는 어두운 색 패션이 유행하고 단발머리·하이힐·큰 사이즈의 액세서리 등이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패션업계는 보고 있다.
패션 전문가들은 어두운 색의 유행은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단발머리·하이힐·큰 사이즈의 액세서리 등은 이를 벗어나려는 사회적 경향의 표출로 풀이하고 있다. 패션에도 '사회학'이 있다는 것.
올 가을 유행 컬러는 단연 검정색이다.
20~30대 여성들의 의류를 생산하는 (주)ㅇ사 대구점의 황미숙(42) 씨는 "올 가을엔 대표 상표인 아니베에프 경우 특히 어두운 계통의 옷이 많이 출시됐다."고 말했다. 역시 의류생산업체인 (주)ㅎ회사의 대표 상표인 타임도 어두운 색이 대세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내 타임의 한 점장은 "올해는 빨간색이나 보라색도 밝은 색조가 아닌 한단계 낮은 색조로 이뤄진 신상품이 출시됐다."며 전반적으로 어두운 색상이 유행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내 각 화장품 매장에는 화사함과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는 화장법이 대세.
대표적인 색조화장품 상표인 '맥'의 경우 올 가을 대표색으로 금 빛을 선정했다. 특히 맥의 제품 가운데 가을 신상품으로 얼굴 화장에서 마지막 과정에서 쓰이는 뺨 돋보이기용인 스타(star)의 경우, 화사함을 강조하고 있다.
액세서리는 올해 큰 크기가 대유행. 크고 높은 하이힐도 판매를 주도하고 있으며 짧은 단발머리를 하는 여성들도 많다는 것.
12cm의 굽높은 구두를 신는다는 주부 최모(42·대구 수성구) 씨는 "하이힐은 자신감을 드러내는데 좋은 요소로 작용한다."며 "일이 안풀리거나 우울한 날이면 힐을 신어 오히려 더 당차고 자신감 있어 보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구 동성로 ㅊ 미용실의 한 미용사는 "요즘 변화를 위해 머리를 자르는 여성들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심리학과 백용매 교수는 "경기 침체나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는 사회에서는 이를 극복하려는 하나의 방어 기제로 패션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백 교수는 또한 "얼굴의 반을 가리는 선글라스를 끼거나 큰 가방을 드는 것은 자신의 열등의식이나 무기력함을 감추고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에서 나온 유행이며, 짧은 머리를 하는 것은 힘들었던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영남대 사회학과 박승위 교수 역시 "하이힐은 자신감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이라며 "어려운 사회 상황속에서 여성들이 이를 극복하려는 경향이 패션으로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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