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MF-세계은행 총회, "DDA 협상재개" 한목소리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 경제가 더 큰 성장이라는 기회와 편협한 국수주의-보호주의라는 퇴보 사이의 기로에 섰다며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했다.

라토 총재는 19일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본회의 개회사를 통해 "편안한 중간지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우리들 자신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그는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들도 "지금까지의 협상을 통해 얻어진 성과를 지키고 도하라운드 협상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조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 전망에 대해 라토 총재는 "성장 주기가 정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며 "숙련된 노동력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생산성의 꾸준한 증가 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라토 총재는 "고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한 가장 큰 희망을 국제 교역의 추가적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성장이 점점 더 균형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 경제의 둔화가 유럽 및 일본의 회복, 인도 및 중국의 고속 성장에 의해 상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에 대해 라토 총재는 지금까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지만 "아직 숲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가의 추가 상승이 가져다줄 부정적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주요 금융분야 지도자들도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재개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싱가포르의 리셴룽(李顯龍) 총리는 "도하라운드 협상의 좌초는 큰 비용과 위험을 수반하는 것은 물론 경제 외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선진국들이 보호주의로 회귀한다면 그동안 다자간 협상 체계에 적응하려 애썼던 개도국들이 빠르게 선진국들을 본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는 농업 부문의 추가적 의견 접근을, 브라질과 인도 및 중국에는 제조업 관세장벽 완화를 각각 요청했다며 "모든 협상 당사자가 절충에 나서야 한다는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IMF 의결권 지분에 대한 주장들도 제기됐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은 한국 등 4개국의 지분이 조정됐고 IMF가 앞으로 2년 동안 의결권 부문 개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이 계획에 "절망적인 결함" 이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치담바람 장관은 이번 조정을 통해 1.95%에서 1.91%로 IMF 지분이 낮아진 인도가 여전히 경제력에 비해 저평가된 지분을 갖고 있다며 지분 산정 요인에 구매력을 기준으로 환산한 국민소득 같은 새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한 관리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과 한·중·일 3국의 IMF 지분이 13.41%에서 14.57%로 높아졌지만 일본이 이들 나라의 지분율을 15%선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장기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IMF에서 국가별 지분 조정 같은 중요 의제는 전체 의결권의 8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아세안 및 한·중·일이 15% 이상의 지분을 갖게 되면 IMF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IMF에서는 미국이 17.1%의 지분율로 유일하게 1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EU의 전체 지분율은 30%다.

전날 한국 등 4국의 지분율 조정은 90.6%의 찬성을 통해 이뤄졌다.

싱가포르APAF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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