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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하늘 수놓은 '별빛 운동회'…청도 남성현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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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우는 밤, 우리는 별빛 보면서 운동회 합니다'.

유치원생 4명을 포함해도 전교생이 35명에 지나지 않는 청도 화양읍 삼신리의 남성현 초교(교장 권무섭). 21일 이곳에서는 이색적인 '별빛운동회'가 열렸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열린 이 행사에는 고사리손 자녀들과 학부모, 마을 어른들이 모두 참가한 마을잔치였다.

박채린(13·5년) 양은 "선생님이 가족과 함께 꼭 오라."고 했다며 "도시학교에 다닐 때는 각종 게임에 대표만 출전했는데 이곳에서는 전교생이 모두 함께하는 게임이어서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박진성(13·5년)·소영(12·4년) 남매도 "까만 밤에 환한 조명이 있고, 엄마 아빠도 함께 있어 기분 최고"라며 웃었다.

학교측은 수확철인 데다 일손이 바쁜 낮 시간에 학부모들이 참석하기 어렵다는 그간의 경험을 고민한 끝에 올해는 별빛운동회로 바꿨다.

학교주변에 빨갛게 익어 가는 감나무밭과 초록빛 잔디밭 운동장, 수 백년 된 느티나무도 함께 한 운동회에서 아이들은 하얀 티셔츠와 청색 운동복, 머리띠를 두르고 선수이자 응원단이 돼 풍선꼬리밟기, 영치기 영차, 꼭지점댄스, OX퀴즈 등 20여개의 프로그램을 부모, 마을 어른들과 같이 즐기며 하루를 보냈다.

교사가 4명뿐인 이 학교의 운동회 프로그램을 도와주기 위해 대구에서 달려온 임숙희 선생의 친구 손복희(52·대구 범어4동) 씨는 "별빛 속에 만국기가 휘날리는 것을 보니 나도 어린이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즐거워 했다.

학부모 박성헌(43) 씨는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색다른 경험"이라 기뻐했고 정정임(39) 씨는 "시원한 가을밤에 운동회를 열어준 학교측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배식 청도 교육장은 "운동회를 낮에만 해야한다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주민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야간운동회를 개최하게돼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됐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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