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공단의 한 기계금속업체는 최근 주문량이 늘고 있지만 작업공간이 비좁기 때문에 조립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천 평 정도의 공장용지가 더 필요한 이 업체는 기존 공장을 매입하려면 평당 200만 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공장 입지선정에 고민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대구지역에는 공장용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왜관 등지로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구인난과 물류비용이 부담된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기업들의 공장용지난이 심각하다. 경제규모에 비해 산업단지 면적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소규모 공단 개발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심각한 산업용지난
대구시에 따르면 2004년말 현재 대구지역 1인당 공업지역 면적은 12.0㎡로 16개 시·도 가운데 12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대구지역 산업단지는 2천48만4천㎡로 전국 전체(11억 8천502만6천㎡)의 1.8%에 불과하다. 전국의 5%에 이르는 대구지역 경제규모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대구시가 지난달 발족한 기업현장민원지원팀(VJ특공대)에 따르면 접수된 기업들의 건의 81건 가운데 공장부지난을 호소하는 건의가 6건을 차지했다.
대구지역 산업단지가 이처럼 모자라는 이유는 다른 시·도에 비해 대규모 공단조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서 4차단지, 옛 삼성상용차 재개발 부지 등 잔여부지 분양이 대부분이었다.
또 대구에서 인력을 비교적 구하기 쉬운 데다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입주하려는 기업이 많다. 특히 구미지역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IT 업체들도 대구지역을 선호하고 있다. 성서공단 한 업체 관계자는 "기업규모가 성장하는 업체들이 느는 것도 공장용지 부족난의 원인"이라면서 "대구시가 그동안 위천국가공단 지정에만 목매단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공단 개발해야
대구지역의 심각한 공장용지난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최근 산업용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세천지방산업단지(39만 평), 달성2차산업단지 확장(42만 평), 달성3차단지(50만 평) 등 신규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천지방산업단지는 지난달 사전환경성 검토 협의가 완료됐으며, 2008년 단지 조성공사를 착공해 2010년쯤 단지 조성공사가 준공될 전망. 또 달성3차 지방산업단지의 경우 위천공단 재개에 따른 부산·경남지역의 반대가 예상돼 논란 재연 우려가 높다.
현재 타당성연구를 하고 있는 달성2차 지방산업단지 확장도 2012년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산업용지난 해소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계는 현재 추진중인 지방산업단지의 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5만~10만 평 규모의 소규모 공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존 공단 분양의 경우 외지의 첨단 기업만 유치하고 지역의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은 기회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섬유 등 성장이 저조한 업체, 공해유발 소지가 있는 업체는 '원서'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대구경북기계조합은 세천지방산업단지 내에 지역 기계·금속업체를 위한 10만 평 규모의 전용단지를 우선 배정해 줄 것을 대구시에 건의한 상태다.
임경호 대구상공회의소 조사부장은 "공장용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소규모 공단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부가가가치가 높은 소재부품업체들을 유치하는 전용단지를 만드는 한편 신규로 조성되는 산업단지에는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 업체들이 많이 입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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