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명르포 낙동강] 내가 본 비점오염원

생활하수, 축산폐수, 공장폐수, 분뇨 등과 같은 오염물질은 한 곳에 모아 정화시킬 수 있다. 대구시는 이 점오염원 처리율을 100%라고 자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를 거쳐 낙동강에 유입되는 금호강물을 보면 여전히 시커멓고 냄새가 난다. 얼마 전 구미공단에서 방출된 퍼클로레이트와 같은 유독화학물질은 잘 걸러지지도 않는다.

점오염원은 예산문제가 뒷받침되면 얼마든지 처리 가능하지만 '비점(非點)오염원'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정부가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점오염원 처리에만 집중해왔을 뿐, 한 곳에 모으기 어려운 비점오염원에 대한 대책은 소홀히 해온 게 사실이다.

그중 가장 무관심하게 다뤄진 것은 하천 부지다. 낙동강 하류로 갈수록 하천폭이 넓어져 하천부지 경작에 의한 오염부하도 커진다. 하천 영역은 자연공유자산이다. 어느 누구도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맡고 있는 건설교통부는 하천부지의 오염에 대해 해결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수질문제는 환경부가 담당하고 있어 건교부가 책임지고 있는 홍수재해 문제와 거의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건교부 당국은 하천부지 경작이 어느 정도 규모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상황파악조차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환경부가 난감해하는 듯하다. 정책 수립 및 집행에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하천부지 경작이 수질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하천부지는 관할구역이 아니어서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건교부가 환경부와 협력하는 시늉만 할 게 아니라 진정으로 하천을 살리고 보호하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

류승원(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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