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안에서 본 미술/오의석 지음/홍성사 펴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이 기독 미술 작품입니다."
대구가톨릭대학 환경조각과 오의석 교수(사진)의 '예수 안에서 본 미술(홍성사 펴냄/ 208쪽/ 1만2천 원)'은 얼핏 책 제목에서 주는 선입견 탓에 특정 종교인이나 신도 중에서도 미술이 조애가 깊거나 관심이 많은 사람들만 읽을 수 있는 전문서적이라는 인상을 가질만하다.
그러나 책장을 넘겨보면 '은총- 화선지에 담은 수묵담채', 눈을 가지고 노는 어린이를 그린 '숙이' '노인-소외'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삶의 일부분을 형상화 한 미술작품들과 해설이 상당히 눈에 띈다. 기독 미술을 교회 미술이나 기독교적 주제의 미술만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철학 탓이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망한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많은 작품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보다 풍성하고 온전한 의미의 기독 미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예수 안에서 본 미술'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설명 없이 이해하기 어려운 '자연' '사람' '사물' 등을 소재로 한 작품 속에서 복음의 메시지를 끌어내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형식을 취한다.
친절!, 바로 이 것 때문에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기독교 신자나 신앙으로서 기독교를 믿지는 않지만 기독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일반 대중 누구나 '예수 안에서 본 미술'을 읽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우리 생활의 전 영역이 넓은 의미의 미술, 즉 디자인과 공예, 건축, 패션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삶의 공간에서 매일 만나는 것이 미술입니다. 그런데 미술을 멀고 어렵게 느끼는 것은 참 이상한 일입니다."
오 교수는 "자동차 디자인 선택과 옷 고르기 등 생활 속에서 수많은 미술 감상과 평가와 판단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것은 미술관과 화랑에서 만나는 소위 순수미술이라는 작품들 탓"이라면서 "여기서 느끼는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책임은 엘리트 의식에 빠진 작가와 노력하지 않고 거저 (미술 작품이) 이해되기를 바라는 대중 모두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1988년 1월 이후 (주)홍성사가 도서회원들을 위해 매달 발행하는 '쿰 회보'에 '예수 안에서 본 미술'이란 제목의 칼럼을 쓰게 된 동기가 됐다. 이번에 출판 된 책은 8년간 쓰 온 칼럼을 하나로 묶은 결정판이자 현대 기독교 미술작품 해설서인 셈이다.
'예수 안에서 본 미술'의 또 다른 특징은 우리나라 미술계 원로와 중진은 물론 기독교 미술인으로 첫발을 내디딘 신예 작가들, 아직 수학 중인 청년작가들까지 함께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80여 점의 작품들은 동양화와 서양화, 조작, 공예, 판화, 디자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예수 안에서 본 미술' 속에는 저 개인의 작품도 있습니다. 조각에 담지 못한 이야기, 담고 있지만 모두 전달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글을 빌어 대중에게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오 교수는 "독자와 작가 사이를 연결하는 형상(미술작품)을 통한 소통이 쉽지 않은 것은 형상이 늘 침묵하기 때문"이라며 "형상의 침묵이 때로는 소리나 문자보다 더 크고 심오하게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결코 모든 이에게 이런 선물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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