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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투명성지수 순위 하락…163개국 중 4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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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 회장 "부패가 빈곤 심화시켜"

한국의 공공부문 투명성지수 순위가 지난해보다 약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TI)는 6일 발표한 세계 각국 공공부문의 투명성을 나타내는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이 10.0 만점에 5.1점을 얻어 조사대상 163개국 중 4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해 조사에서 조사대상 159개국 중 40위(5.0점)를 기록한 것에 비해 투명성 지수는 소폭 상승했으나 각국별 순위에서는 뒤로 밀린 것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0개국 중에서도 2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으며 OECD 국가의 평균 점수인 7.18점보다 2.08점 가량 낮았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도 싱가포르, 홍콩, 일본, 대만 등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패인식지수는 공무원과 정치인들 사이에 부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에 대한 인식 정도를 점수로 매긴 것으로, 부패 정도가 심할수록 점수가 낮아진다.

올해는 세계경제포럼(WEF) 등 9개 기관이 다국적 기업 관계자와 각국 기업인, 국가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조사한 12개의 자료를 토대로 산출했다.

1995년 TI의 세계 각국 부패 정도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이래 한국은 투명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투명성지수는 1995년 4.29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1999년 3.8점까지 떨어졌다가 이후에는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은 투명성 지수 순위가 7계단이나 상승했으며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투명성 지수가 가장 많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는 올해 한국의 투명성지수가 제자리 걸음을 한 데 대해 "부패인식지수가 큰 상승을 보이지 않는 것은 반부패노력에 대한 해외 홍보가 부족하며 지난 몇 년 간 사회 고위층 인사들의 부패가 끊이지 않았던 까닭에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해 조사대상국 중 핀란드와 아이슬란드, 뉴질랜드의 부패인식지수가 각각 9.6점으로 공동 1위에 올랐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9.4점·5위), 홍콩(8.3점·15위), 일본(7.6점·17위), 마카오(6.6점·26위) 등이 한국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아이티(1.8점)와 기니·이라크·미얀마(이상 1.9점)가 최하위권이었고 태국(3.6점), 중국(3.3점), 몽골(2.8점) 등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보다 낮은 점수를 얻었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두고 있는 TI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부패는 빈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고 부패로 인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빈곤이 심화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위겟 라벨르 TI 회장은 "부패가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빈곤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 10여년간 반부패법을 제정하고 반부패 기구를 설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결과는 우리가 앞으로 최빈국 국민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반부패협약 가입 국가가 증가하는 등 여러 부문에서 세계 각국의 부패 문제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조사 대상국 중 절반에 가까운 71개 국가가 10점 만점에 3점 미만을 받아 부패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TI는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극빈국인 차드, 방글라데시, 콩고민주공화국, 미얀마, 아이티 등의 부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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