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WHO 신임총장에 중국의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회는 8일 중국의 마거릿 챈(여.59) WHO 전(前) 사무차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지명했다.

WHO는 9일 제네바 본부에서 특별총회를 열어 챈 내정자를 5년 임기의 신임 총장으로 정식 임명한다.

특별총회에서 챈 차기 총장 내정자는 193개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지만, 지금까지 집행이사회가 임명한 내정자를 총회에서 거부된 전례는 없어 사실상 확정된 상태이다.

WHO측에 따르면 후보 5명을 대상으로 이날 오전 진행된 1차 표결에서 챈 후보는 멕시코 보건장관인 훌리오 프렝크 후보와 함께 통과한 뒤, 결선 표결에서 프렝크 후보를 24대 10으로 이겼다.

챈 차기 총장 내정자는 중국인으로서는 유엔 기구 수장을 맡은 첫 번째 인사이다.

의사 출신인 챈 내정자는 홍콩 보건장관으로 재직했을 당시 공공 보건 분야에 전력을 투구했으며, 1997년 세계 최초로 발생했던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처하기 위해 홍콩내 가금류 약 150만 마리에 대한 살처분 결정을 내림으로써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챈 내정자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시작됐던 중국 본토로부터 신속한 정보를 얻는데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져 홍콩내에서는 비판을 받았으며, 2003년 발생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때에도 나름대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챈 내정자는 캐나다의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78년 홍콩 보건성에 들어가 대부분의 기간을 행정 경력을 쌓는데 바쳤다.

2년 예산이 33억 달러인 WHO의 국제적 위상은 에이즈와 사스, 조류 인플루엔자 등 신종 전염병의 등장과 함께 글로벌 보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속하게 올라갔으며, 그 결과 이번 차기 총장 선거에서는 무려 13명의 후보가 등록하고 막판까지 11명의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후보를 낸 일부 국가들이 병원을 지어주고 개발원조를 제공하겠다거나 특정 지역 인물을 사무차장을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통해 표를 매수하고 있다는 논란도 있었으며, 그 결과 WHO 사무총장 경선이 능력 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결선에 올라간 두 후보 외에 이날 표결에 참석했던 나머지 후보는 막판까지 추격했던 일본의 시게루 오미(尾身茂) WHO 서태평양 사무처장과 엘레나 멘데즈 스페인 보건장관, 쿠웨이트 출신의 WHO 고위관리 카젬 베베하니 등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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