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혹이 생겨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병원을 가려고 하는데, 대학병원은 진단을 받기까지 길게는 한 달 정도 걸리고, 그렇다고 동네의원을 가려고 하니 불안해서 병원 선택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박모(43·여·대구 수성구 황금동) 씨는 이리저리 고민하다 대학병원 수준이라는 전문병원을 소개받아 바로 진단을 받고 '물혹'(양성종양)을 떼어냈다.
이렇게 전문 의료진과 시설을 갖추고 특정 질환을 중점 진단해 치료하는 전문 병·의원이 잇따라 개원하고 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 전문병원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지만, 환자에게는 복잡한 절차나 긴 대기 시간 없이 대학병원 수준의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환영받고 있다.
최근 대구 수성구 지산동에 갑상선 전문병원으로 개원한 R내과는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물론 조직검사를 하는 해부병리학 전문의를 확보하고 암의 진단과 검사에 쓰이는 대학병원 수준의 감마카메라까지 갖췄다. 윤현대 R내과 원장은 "환자들은 중병이 생기면 큰 병원을 선호하지만 복잡한 절차와 긴 대기시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문병원은 전문 의료진과 시설을 갖춰 한 곳에서 진단과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9월 개원한 남구 대명동 P병원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화상치료와 피부이식 전문병원을 표방했다. 그동안 화상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으려면 대학병원을 찾아가야만 했다.
이달 말 개원하는 북구 복현동 O병원은 뇌질환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뇌 손상 환자를 위한 재활치료 전문병원이다. 뇌 손상 환자들은 대학병원에서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받은 뒤 재활치료가 필요하나 대부분 전문 인력과 시설 부족으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병원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영국의 재활치료 프로그램과, 전문 재활치료 인력을 갖춰서 1대 1 치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들일 예정이다.
한편 전문병원은 종합병원, 병원, 치과병원, 요양병원처럼 의료법에 규정된 의료기관 형태가 아닌 제도권 밖에 있어서 의료진, 시설, 서비스 수준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21개 병원을 대상으로 전문병원 시범 사업을 시작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전문병원제도 활성화를 위한 의료법 및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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