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미국 측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20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 바로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회담 재개 일정 등을 논의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힐 차관보와 우 부부장의 6자회담 재개 일정 논의는 6개 당사국들의 노력이 실질적으로 성과를 거두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 이르면 12월 초순 회담 재개 전망을 한층 더 밝게 하고 있다.
미 국무부 톰 케이시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힐 차관보가 "6자회담 재개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도착 당일 우 부부장과 만났으며 21일 다시 중국 측 관계자들과 회동한 후 베이징을 떠나 워싱턴으로 향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시 대변인은 힐 차관보가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회동 계획이 없다."고 말했으나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 부상이 이날 오전 도착하는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으로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일, 6자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밝혀 이 문제에 관한 미국 측의 입장 여하에 따라 회담 재개 여부는 물론 재개 시기도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힐 차관보와 우 부부장은 20일 밤 회동에서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그동안 참가국들이 다각적으로 진행해온 외교 협상 경과 등을 토대로 회담 재개 일정은 물론 향후 취할 수 있는 조치와 회담 방식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시 대변인은 중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가운데 일부의 동결을 해제했다는 보도에 대한 확인을 요청받고 "나는 확인을 할 수 없다."면서도 "중국 측과 틀림없이 이 문제를 논의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북한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를 회담 복귀의 전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막후 외교 교섭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협의됐으며, 힐 차관보와 우 부부장이 구체적인 일정 등을 논의한 사실로 보아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이 동결했던 BDA의 북한 계좌 가운데 일부를 미국의 양해 아래 해제, 전체의 절반가량인 약 1천2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입·출금이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으나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를 부인했었다.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의 퍄오젠이(朴健一) 연구원은 참가국들의 회담 재개채비가 일정 및 내용 등 실질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베이징을 방문한 힐 차관보와 중국 측 관계자들의 회담은 '선발대' 회의의 성격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미국연구소의 푸멍쯔(傅夢孜) 소장은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입장은 그동안 바뀐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사국들의 북한 핵무기 폐기 요구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라는 6자회담 목표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회담도 이들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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