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평생을 바칠 수 있는 일과 그 일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소설가 黃順元(황순원)이 중학생 시절 남강 李昇薰(이승훈)의 단정한 풍채와 인품을 보고 '남자가 늙어서도 저처럼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주위에서 더러 그런 어른들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할 일이 없는 노인이 길거리를 방황하거나 공원 벤치에 앉아 시간을 죽이는 모습은 처량하다.
○…人口(인구) 구성은 한 사회의 모습을 규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의 하나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늙은이 사회'로 가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수를 15세 미만 인구수로 나눈 '老齡化(노령화) 지수'가 고령 인구 사회의 기준인 30을 훨씬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다. 2000년에 그 지수가 35로 올라선 이후 가히 하늘 높은 줄 모르는 판이다. 이는 세계 최저 出産率(출산율)과 맞물린 문제이기도 하다.
○…낮은 출산율과 길어진 수명으로 우리 사회는 빠르게 高齡化(고령화)로 갈 전망이다. 불과 1년 전 예상치보다도 그 속도가 훨씬 빨라 2026년엔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2050년께는 인구 절반이 50세 이상이 돼 생산에 참여하는 인구가 절반으로 줄 것 같다. 또 2027년엔 청'장년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추세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5천만 명을 넘지 못한 채, 지난해 예상보다도 2년이나 앞당겨진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생산성이 가장 높은 25~49세 인구는 내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15~64세의 생산 가능 인구도 2016년 이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경제의 활력 저하, 무기력증 등으로 國力(국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노령화를 災殃(재앙)으로 여기기까지 한다. 그 이유는 노인을 부양의 대상으로만 看做(간주)하기 때문이다. 노인이 젊은이 못잖게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는 출산율 높이기 대책과 함께 '노령화 재앙'을 막을 방도도 다각적으로 찾아야 하지 않을까. 나이가 든 사람들의 일할 능력을 살리지 않으면 갈수록 재앙을 부르고 陷穽(함정)을 파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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