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프로야구가 시즌을 마무리하고 스토브 리그에 접어들었다. 한국의 삼성 라이온즈는 팀 전력의 핵인 FA 포수 진갑용을 잡기 위해 20억 원이 넘는 돈을 썼으며 투수 강영식과 롯데 내야수 신명철을 맞교환했다. 일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공격력 보강을 위해 '검객'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니혼햄 파이터스)를 4년간 20억 엔 이상의 돈을 주고 계약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시카고 컵스가 1억3천600만 달러(약 1270억 원)에 강타자 알폰소 소리아노(전 워싱턴)를 얻었다.
재력이 풍부한 구단은 우수한 선수들을 쉽게 영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구단은 보유중인 A급 선수나 유망주들을 팔아 돈 보따리를 마련해야 그나마 명함이라도 내밀어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겨울 미국의 플로리다 말린스가 벌인 행보가 새삼 눈길을 끈다. 플로리다는 주전 선수 대부분을 내보내면서도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최종 성적은 동부지구 4위)까지 보여줘 내년 시즌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보통 팀 재건에 4,5년이 걸린다는데 플로리다의 이번 재건 속도는 놀라울 뿐이다.
플로리다가 1997년 고액연봉 선수들을 영입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들 대부분을 팔아치웠고 2003년 탄탄한 선발진을 내세워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되는 등 재건에 성공한 적이 있지만 올해는 최악의 성적이 예상됐었다. 주전 야수 8명 중 '말린스의 미래'인 미겔 카브레라를 제외하고 폴 로두카, 카를로스 델가도 등 7명에다 어느 팀에서나 탐내던 선발 2명(조시 베켓, AJ 버넷)과 마무리 투수(토드 존스)까지 내보내는 '폭탄 세일'을 감행한 것.
하지만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뗀 신인들의 빛나는 활약 덕분에 플로리다는 웃을 수 있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유격수 헨리 라미레스(타율 0.292, 17홈런, 51도루)와 2루수 댄 어글라(0.282, 27홈런, 90타점) 등이 맹활약, 미겔 카브레라의 짐을 덜어줬다. 에이스 투수 돈트렐 윌리스의 뒤를 받친 것도 신인 투수들. 조시 존슨(12승 7패), 스캇 올슨(12승 10패), 아니발 산체스(10승 3패)의 위력이 돋보였다.
구단마다 사정은 다르다. 두둑한 돈 보따리를 갖고 있는 팀이 굳이 플로리다와 같은 모험을 할 필요는 없다. 야구선수 숫자나 시장 규모 등에서 미국과 비교할 수 없는 우리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돈을 쏟아 붇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어느 팀이 어떻게 전력을 알차게 보강, 내년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을까.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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