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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오카다 준 글/보림

예순 살 쯤 돼 보이는 아파트의 신비한 아저씨. 아파트 앞 공원에서 야구를 하던 아이들 앞에서 갑자기 우산을 펴 든다. 기다렸다는 듯 비가 쏟아지고 아이들은 미끄럼틀 아래에서 아저씨에 대한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아저씨의 목소리에 끌려 공원 미끄럼틀에 올라가 지휘봉을 휘두르며 주민들의 왈츠를 지휘한 데루오, 엄마와 투닥거리다 외로움에 빠졌을 때 문득 다가온 아저씨의 그림자와 인사하기 놀이를 한 유키, 아저씨가 건네준 열쇠로 아파트 문을 열자 바다가 펼쳐졌다는 이치로. 공동주택 속에서 조각나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일상과 고민이 아저씨와 맞물려 정교하게 풀려가는 솜씨가 돋보인다.

▶ 날개 잃은 천사

마야 글/고래이야기

언제나 외톨이면서 성적은 꼴찌, 옷에 오줌을 싸기도 하고,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동생을 보며 "동생은 왜 우리와 다르냐"고 묻는 언니. 엄마는 장애를 '세상에 내려오면서 날개를 잃어버린 천사'로 표현하며 자연스럽게 다른 날개가 돋아날 때까지 주위에서 도와줘야 하는 존재로 설명한다. 이후 동생에 대한 원망을 떨치고 같은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이어진다. 자폐증을 앓는 동생을 둔 작가의 성장기 경험이 포근한 그림과 함께 담겼다.

▶ 유리장이의 아이들

마리아 그리페 글/비룡소

아이들에게 좋은 옷을 입혀보는 것이 소원인 유리장이의 아내와 아이를 갖는 것이 소원인 소원의 도시 성주의 아내. 두 여자의 소원이 이루어져 유리장이의 아이들은 소원의 도시로 보내진다. 그러나 너무나 쉽게 이루어진 소원으로 인해 오히려 불행해진 두 여자. 아이들의 엄마는 갑자기 아이들을 떠나보낸 충격에 빠지고, 성주의 아내는 쉽게 이뤄진 소원이 즐겁지 않다. 아이들은 지혜로운 예언자의 도움으로 엄마의 품으로 되돌아오고, 성주의 아내도 소원을 품는 기쁨을 되찾는다. 쉽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소원'의 의미가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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