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첫 경기 부진 베어벡호 '의욕을 되찾아라'

약체들 안이하게 대하다 8강 이후 낭패 우려

'상대가 약하다고 의욕까지 덩달아 약해져선 곤란하다.'

20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에 나선 베어벡호가 약체들을 상대하더라도 확실한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도하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방글라데시에 3-0으로 싱거운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내용 면에선 스코어와 달리 썩 좋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전술적인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져보였다는 게 문제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상대가 약해서 그런지 이기고자 하는 동기가 부족해보였다. 좀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어벡 감독도 경기 직후 "패스도 느리고 코너킥, 크로스도 좋지 않았다. 훈련했던 내용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며 '무딘 창끝'으로 전락한 태극전사들의 플레이에 불만을 토로했다.

베어벡호는 12월2일과 4일 조별예선 2, 3차전 상대로 베트남, 바레인을 만난다. 방글라데시보다는 강한 상대이지만 역시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된다. 바레인은 중동의 복병이라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대다.

하지만 8강에 올라가면 상황은 급반전될 수 있다.

조 1위로 8강에 안착하면 곧바로 일본 또는 북한과 대결을 준비해야 한다. 8강부터는 리그가 아닌 토너먼트로 매 경기 벼랑끝 승부를 펼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베어벡호가 조별예선부터 경기력을 극대화하지 않으면 8강 토너먼트 이후 갑자기 난적을 만났을 때 제대로 된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2차전부터는 훈련 성과가 눈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글라데시전에서는 크로스가 부정확했고 패스 타이밍이 반 박자씩 늦어 한동안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상대가 밀집수비로 나올 땐 측면을 벌리는 게 정석이다.

1차전에선 뛰지 않은 백지훈(수원)은 "밀집 방어를 깨뜨리기 위해 측면에서 효과적인 공격 루트를 노려봤지만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았다"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베어벡호가 최약체로 분류되는 방글라데시에 세 골차 체면치레를 하면서 유일하게 얻은 소득은 박주영(FC서울)의 의욕 회복이다.

박주영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의욕적으로 빈 공간을 찾아든 결과 두 골을 수확하며 침묵했던 골 감각에 불을 지폈다.

늘 퉁명스럽기만 하던 박주영은 "아시안게임 무대에 처음 오니까 모든 게 새롭고 재미있다"고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박문성 위원은 "베트남, 바레인전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저마다 알아서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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