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요 시평] 개성공단에 대한 편견

매일신문 11월 22일자에 게재된 '개성공단 급료 사기극' 제하의 칼럼은 개성공단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왜곡된 시각에서 쓴 것으로 북한에 타격을 주기에 앞서 경제적 활로개척을 위해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우선적으로 피해를 줄 우려가 있어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기업은 북측 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하 총국)에 북측 근로자 임금 57.5달러를 전달하면, 총국에서는 개성공단 근로자 및 그 가족의 교육, 의료, 산재보험, 사회보장 등 사회문화시책사업을 위해 사회보험료 7.5달러와 사회문화시책금 15달러를 공제한 후 나머지 35달러를 북한원화와 물품구매권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해 주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의 충분한 생필품 공급을 위해 현재 호주 기업인이 운영하는 「고려상업합영회사」에 쌀, 밀가루, 식용유, 설탕 등의 생필품 수입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매월 10일에서 20일 사이 고려상업합영회사가 운영하는 개성백화점과 고려상점 본점 및 지점 등 총 12개 매장에서 개성공단 근로자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다. 일부 개성공단 근로자의 경우 월급을 모아 고가의 물품을 구입하거나 개성백화점 등에서 구입한 물건을 장마당에 내다 팔아 돈을 모으기도 한다.

한편 북한내 일반 근로자들은 임금으로 북한원화와 식량배급권을 지급받아 왔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북한의 식량사정이 악화되면서 식량배급권은 사라졌고, 북한원화(2천~2천500원)만 지급하는 곳이 많다. 지금은 장마당(시장)에서 쌀, 밀가루, 강냉이쌀 등 필요한 곡물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근로자의 임금으로는 쌀 3kg도 살 수 없어 부인들이 집에서 재배한 채소, 담근 술, 가축 등을 장마당에 내다 팔아야 그나마 생계유지가 가능하다.

혹자의 경우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임금을 현물로 지급하고 있는 점을 들어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에 위배되며, 국제기준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이 있어도 물건을 구입하기 힘든 점과 물건이 화폐기능을 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감안하면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35달러의 가치만큼 물품구매권과 북한원화로 지급하는 것이 근로자나 그 가족에게 더 유리할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임금보호에 관한 협약(제95호) 또한 현물급여 형식에 의한 임금 지불이 근로자 및 그 가족의 개인적 사용과 이익에 적합하고, 그 현물급여의 평가가 공정하며 합리적일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현물로 지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현물로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하여 국제기준에 배치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정부는 남북이 합의하고 북한 법에 명시된 개성공단 임금직불제가 빠른 시일내에 시행될 수 있도록 북측과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며,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임금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다.

그동안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과 관련하여 언론 보도가 많았으나, 그 중에는 사실에 근거한 보도라기 보다는 선입견이나 정치적 의도를 지닌 왜곡성 기사도 있었다.

적어도 글을 쓰기 전에 당국에 확인작업을 해보았는지, 글을 쓴 이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경험은 있었는지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개성공단에 우선적으로 입주하길 희망하는 업종이 섬유·의류 분야이며,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많은 중소기업 또한 개성공단 입주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11월 22일자 칼럼의 시각은 더욱 안타깝다.

만약 이 칼럼의 필자가 개성공단을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면, 개성공단을 직접 방문하여 통일의 실험장, 우리 중소기업의 희망으로 착실히 성장하는 개성공단을 직접 체험해 보기를 제안하는 바이다.

개성공단사업은 우리가 북한에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우리기업의 이익을 위하여 추진하는 것이다. 우리는 월 70만 달러의 노임지급으로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총액이 월 800만달러에 이른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성공단사업은 북한에게 정당한 방법으로 일하고 합법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업이다. 이런 점에서 남북한에게 상호이익이 되는 사업이다. 우리는 이러한 개성공단사업을 한마음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경빈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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