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은 지쳐있다. 지역 경기의 장기 침체로 애옥살이 살림이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수도권 부동산값은 울화를 심화시킨다. 하지만 대구시가 추진하는 일은 지지부진하거나 대개 制動(제동)이 걸려있다. 이로 인해 대구시민들은 이젠 대구시 정책에 대한 기대마저 접는 인상이다.
문제는 불황의 터널 끝이 보이지 않고 突破口(돌파구)도 없다는 점이다. '희망의 빛'이라도 보여야 터널 속의 어둠을 참고 견딜 수 있을 터인데 대구시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혀 전하지 못하고 있다. 빈곤한 시 재정, 빈약한 기획력과 상상력, 지리멸렬한 추진력, 중앙의존형 천수답 정책, 고갈된 인재 풀, 무기력한 리더십, 천박한 시민의식, 무책임 정치로 일관하는 地域黨(지역당) 등 '종합 병동'을 꾸리고도 남을 만큼 대구의 '病(병)'은 깊고 엄중하다.
이처럼 대구의 문제들은 무겁고 어려운 것들 一色(일색)이다. 김범일 시장의 '스타기업 100개 육성'이란 프로젝트는 이를 감당하기 벅차고 너무 한가하다. 대구는 기획력에서 다른 지자체에 밀릴 뿐 아니라 속도의 싸움에서도 뒤지고 있다. 더욱이 치열하거나 치밀하지도 못해 정부의 국책사업 선정에서 疎外(소외)되기 일쑤였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또 '젖'을 기대하고 '우는 아이'가 되려는 모양이나 울려면 보다 목청을 높여야 할 것이다. '우는 아이'가 한둘이 아니고 무려 10여 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대구시의 분발과 각성을 촉구하는 것에도 지쳤다. 불교 잠언 시집인 법구경은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지친 나그네에게는 지척도 천리'라고 했다. 너무 지쳐 쉬 잠들지 못하는 대구시민들이 輾轉反側(전전반측)을 벗어날 날은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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