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한 해, 2006년 달력을 한 장 남겨놓고 지역 화단을 묵묵히 지켜온 원로 화백들의 꿋꿋한 작가정신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잇따라 열린다.
동원화랑은 16일까지 김양동(63) 계명대 미대 교수의 '근원(近園) 김양동전'을 연다. 대학에서 국문학,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전공한 뒤 철농 이기우 문하에서 전각과 서예를 사사한 김 교수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서예가이자 전각가.
동양 문화의 사유세계를 서예와 전각 그리고 시와 그림, 도판화 등으로 통합해 작업해 왔다. 김 교수는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의 빗살을 태양신 숭배를 위한 '빛살'로 해석, 이것을 '한국미'의 정체성으로 해석했다. 이를 오래된 한지의 울퉁불퉁한 평면 위에 담아낸다. 밖에 흙을 사용해 '한국적인 멋, 원시적인 조형과 미감'을 독특한 방식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053)423-1300.
11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분도는 서양화가 정점식(89) 화백을 초대해 '판화전'을 연다. 일생 동안 대구에서 작업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는 한편 지역 화단을 이끌었던 정 화백의 '가벼운' 작품을 오랜만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번 판화전은 "보는 이도, 작가도 가벼운 전시"가 되도록 가벼운 판화 작품으로 구성했다. 그래서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선으로 구성된 누드화가 전시된다. '수적(手迹)'이란 정 화백의 지론대로 '진정한 자기 고민과 철학이 손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어나온' 작품들이다. 053)426-5615.
송아당화랑은 14일부터 23일까지 '신석필전'을 마련했다. 이북 고향에 대한 향수와 추억, 그리고 어린 시절의 정서를 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서양화가 신석필(83) 화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이제 너무나 오래된 기억처럼 대상을 변형·왜곡시킨 작업은 그 어떤 유파와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과 추상의 중간 지점에서 추구하는 향수의 미학'을 추구한 신구상 계열의 작품은 점·선·색으로 하나의 꽃이나 여인 그리고 들이나 산 등의 형태를 갖추며 무형태의 대상을 잡아내고 있다. 053)425-6700.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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