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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못 들어간 날이 절반"…업무에 허리휘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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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경찰서 폭력3팀 박우섭(33) 경장은 지난 추석(10월 6일) 이후 집에 들어간 날과 가지 않은 날이 정확히 반으로 나뉜다. 추석 때 발생한 부녀자 납치살해사건의 실마리가 잡힐 즈음 방화로 추정되는 연쇄 차량 화재가 일어났기 때문. 연쇄 차량화재 사건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박 경장은 "평소 업무에다 매복, 강력범죄 예방 차원의 야간 근무, 최근엔 한미 FTA 집회 파견 등 가욋일까지 생겨 집에 들어가는 날이 손꼽을 정도고 자다가 불려 나오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말했다.

일선 경찰관들이 과로로 신음하고 있다. 평소 업무에다 최근 잇달아 터진 한미 FTA 및 화물연대 집회 등에 밤낮 가리지 않고 집회 현장에 파견, 동원되면서 파김치가 되고 있는 것. 특히 형사들의 경우 잦은 야근에다 이들 집회와 관련, 이른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동원되면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밀려 비번날까지 활용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1일엔 가슴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던 40대 경찰관이 당직 근무 후 쓰러져 숨진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순직한 경찰관의 경우도 최근 한 달 동안 차량 화재 사건과 관련, 잦은 잠복근무를 했고 숨지기 이틀 전에는 한미 FTA 집회 저지를 위해 새벽부터 동원되는 등 격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형사들 사이엔 과로에 따른 '불의의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크고 팽배해 있는 분위기다. 한 형사는 "우리가 아무리 튼튼해도 기계는 아니지 않느냐."며 "가슴 통증을 느끼는 등 몸이 좀 이상할 때면 '혹시 나도?'라는 걱정이 생기는 게 사실이고 이는 나 뿐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경찰서 형사과장도 "직원들이 몸이 좋지 않다고 할 때면 가슴이 뜨끔하다."며 "예전에 이런 말을 들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지금은 '혹시 모를 사태가 생기는 걸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조무호 대구경찰청 수사과장은 "형사들의 경우 격무에 시달리고 있고 최근 잇단 집회로 더욱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과로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도록 복지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순직한 경찰관은 모두 153명으로, 과로사가 단연 1위(67.3%)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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