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논술은 특정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 암기나 매끄러운 문장 표현만으로 좋은 점수를 보장받을 수 없다. 각 대학들이 천편일률적인 베끼기식 논술 답안에 대해서는 감점을 하는 대신 표현이 다소 껄끄럽거나 서툴더라도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곁들인 답안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계적이고 천편일률적인 내용이나 사유의 고민과 자신의 체험 없는 논술 답안 작성은 피해야 한다. 또 현학을 과시하기 위해 자신도 이해 못하는 철학 용어를 동원하는 것은 오히려 감점 대상이 되므로 금물이다.
결국 창의적인 글쓰기가 논술 성공의 열쇠가 되는 셈이다. 다양한 주제에 걸쳐 다양한 방법으로 수험생의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통합 논술에서는 더욱 창의성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창의적 글쓰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자기만의 독특하고 참신한 생각을 녹여서 생명력을 불어넣은 글을 논리적으로 써가야 한다. 각 대학 논술 문제에서 자주 출제되는 테마를 통해 창의적인 실전 논술의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고교생 수준에서 사고하라 - 인간 소외 현상 원인과 극복 방안
현대 문명의 도도한 산업화 물결 앞에 개인의 존재는 무력하기 짝이 없다. 거대한 사회조직아래 개인과 개인의 관계는 단절돼 인간 소외 현상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이웃은 이미 남이 된지 오래고 급기야는 가족 구성원 간에도 단절이 심화되고 있다. 이웃과 가족에게까지 확산된 인간 소외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가족 간 단절 문제의 극복 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논제가 제시되면 비판적 읽기를 시작하며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고민해 본다. 자신이 논제의 주인공 혹은 대상이 됐다는 생각으로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문제의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먼 곳에서 해답을 찾지 말고 가능하면 주변 가까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찾는 것이 좋다.
인간 소외와 가족 간 단절 문제를 어떻게 창의적 발상과 연결할 수 있을까? 인간소외 원인에 대해서는 이미 공룡화한 도시와 산업화를 꼽을 수 있다. 또는 인간 내면의 가치와 개성보다는 물질을 중시하는 왜곡된 가치 척도 기준을 원인으로 제시할 수 있다.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가족 간의 대화, 관심과 사랑으로 갈등 해결 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인 분석과 결론 도출은 '너무나 뻔한 도식화된 결론'일 수밖에 없다. 논리적 전개의 형식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중간 점수 밖에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보다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때 고교생 수준에 맞는 원인 분석과 해결능력을 동원해야 한다.
인간 소외 원인으로 청소년 사이에도 무의식적으로 스며든 물질 위주의 가치 체계를 비판해보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자면 친구를 사귐에 있어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 또는 친구의 책가방과 신발이 유명 브랜드인가 아닌가, 친구 집은 몇 평인가 등이 청소년 세계에도 교제의 중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들을 지적해본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비뚤어진 가치척도 기준 역시 기성세대들이 추구하는 물질 중심주의적 가치판단과 다를 것이 없다는 비판적 접근이 오히려 호소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회에 만연한 인간 소외가 청소년 세계에서도 예외가 아님을 지적한다면 보다 나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 간 단절문제 해결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체험이 녹아든 방안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다. 이를 테면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딸은 엄마와 함께 목욕탕에 가서 등을 밀어준다든가, 주말에 가족이 함께 극장에 가거나 비디오를 보고 대화하는 가족 모임 정례화하기,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자주 안부 전화 드리기 등의 해결 방안을 제시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간소외와 가족 간 단절문제 극복 방안'에 대한
현대 산업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경계와 막연한 적대감으로 서로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인간 소외는 상호간 불신을 낳고 이웃과의 단절을 낳은 지 오래다. 급기야는 가정에까지 인간관계의 단절 현상이 심화돼 가정 해체에 이른 사례 또한 적지 않다. 더군다나 이러한 인간 고독과 단절의 사회적 불행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사회학자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개인 간 관계 단절과 고독을 낳는 인간 소외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가족 간 소외일 것이다. 부모와 자식, 형제 등 가족 구성원 간에도 공동 관심사가 없이 각기 제 일에만 몰두 한 채 살아가는 가정이 늘고 있다면 이는 개인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사회 불행의 불길한 전조가 될 수 있다. 사회의 기본 단위는 가족이며 건강한 사회의 행복 지수는 가족의 화합과 단결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와 가정에 이같이 개인 간 단절과 고독이 심화된 것은 가족 간 이웃 간 서로 의지하며 도움을 주고받던 농경 사회의 공동체적 생활이 해체되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인간 내면의 가치와 개성보다는 남보다 많이 소유하려는 물질주의를 우선으로 한 삶을 살아온 현대인의 왜곡된 가치기준에서 오히려 더 큰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물질주의 풍요를 구가하는 현대 사회의 거대한 틀 속에서 하나의 부속품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 것이다.
청소년들 역시 이러한 왜곡된 물질 우선주의의 가치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대학 입시 과열 풍토도 한 원인이 되겠지만 성적순으로 행복을 규정짓는 '학력 우선주의'와 친구를 인간 내면적 가치보다는 성적이나 집안 환경으로 평가하는 태도, 분수에 넘치는 고급 브랜드 선호 현상 등 잘못된 가치관이 청소년 사이에도 적지 않게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 만연된 물질 우선주의와 인간 소외 현상의 극복을 위해서는 우리가 걸어왔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무엇을 위해 살아왔으며 어떤 것이 행복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가치 설정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한 반성의 토대 위에 가족과 이웃, 나아가 이 사회가 행복해지기 위한 방안을 각자가 실천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가족 간의 소외문제 해결은 서로에 대한 따뜻한 관심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마음만으로는 오랫동안 소원했던 가족의 화합을 이루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가족이 하나임을 확인하고 또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밝히는 자리로 가족 영화 시사회 모임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갖는 것이 좋다. 매주 일요일 아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내용의 비디오를 정해 보거나,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를 조조할인하는 극장에서 함께 감상하고 감명 깊었던 장면이나 등장 인물들의 행동 이유에 대해 토론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이 토론을 통해 공감의 시간을 갖거나 자기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깨닫는 것은 가치관 형성과 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족 토론 모임은 한때 잊었던 가족의 진한 정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고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공동 연대 의식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한 가족 모임을 통해 가족 간 쌓일 수 있는 갈등의 앙금이 해소되고 또 상대편을 아끼는 가족 사랑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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