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앞둔 이 시기가 되면 예비 중학생와 학부모들은 어떻게 중학교를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하소연을 한다. 그런데 매년 신입생을 맞아보면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현재 중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경험에 비춰 몇 가지 도움말을 하고 싶다.
우선 많은 학생, 학부모들이 우를 범하는 선행학습에 대해서다. 1학년 초 수업을 하다 보면 초등학교 과정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면서 '7가(중1년 1학기)'나 '7나(중1년2학기)' 과정까지 학원에서 진도만 나간 학생들을 발견한다. 특히 수학처럼 '단계형 교과'는 초등과정은 당연히 안다는 전제 하에 가르치는데 이것이 안되면 선행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내 실력을 냉정하게 진단해서 겨울방학 동안 복습을 해야 할지, 선행을 해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
그 다음은 독서 얘기다. 요즘 신입생 중에는 어휘력과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다. 수업시간 질문 중 상당수가 낱말 뜻을 묻는 경우다. 국어든, 사회든, 영어든 교과서에 나오는 낱말 뜻조차 모른다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 특히 학습만화나 그림이 많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만 익숙해 있다 보면 글자가 많은 중학 교과서는 펴는 순간 숨이 막힐 수밖에 없다. 방법은 독서밖에 없다. 교육청이나 도서관이 제시하는 학년별 도서목록을 참고해 내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읽자.
마지막으로 초등학생 티를 벗는 훈련이 꼭 필요하다. 중학교 수업은 초등학교 수업보다 불과 5분 더 길다. 그런데 이 45분을 못 견디고 불쑥 화장실을 가거나 떠드는 것은 집중력이 부족한 탓이다. 어린이여서 용납되던 일들이 중학교에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단체생활에 대해 배워야 한다.
'나 중심'에서 '타인 중심'으로 배려하는 습관도 길러야 한다. 단적인 예로 중1 경우 6차 교육과정에서는 '말하기', '듣기' 순서였지만 7차부터는 '듣기', '말하기' 순서로 바뀌었다.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습관은 교우관계나 부모와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든다. 요즘 아이들이 참을성이 없다는 것은 이 훈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립심도 길러야 한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부모님이 준비물을 챙겨주고 교사도 알림장을 적도록 지도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그 날 배울 교과서를 들고 오지 않거나 준비물을 빠뜨리는 일은 초등학생 때에나 있을 법한 일이다. 공부든 생활이든 자기 것은 자기가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성임(사대부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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