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이후 중단돼온 북핵 6자회담이 13개월여 만인 오는 18일부터 베이징에서 다시 열려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조치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6자회담에 참여하는) 각국의 협상을 거쳐,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12월18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게 됐다"고 짤막하게 발표했다.
친 대변인은 이번 회담의 재개 날짜 확정 과정이나 회담 진행 기간 및 방식, 주요 의제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밝히지 않았으나 한국, 미국 등의 관계 당국자들은 회담이 2-3일 동안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개국은 지난해 11월9-11일 제5차 1단계 6자회담을 개최,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9.19 공동성명 이행 등을 내용으로 한 의장성명을 채택했으나 그 직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조치로 인해 지금까지 중단돼 왔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규탄결의안과 제재결의안이 잇달아 채택돼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북.미.중 수석대표들의 3자협의 및 양자협의에서 제시된 미국측의 제안, 이 제안에 대한 북한측 비공개 회답 등을 놓고 북.미 양국과 물밑 접촉을 벌인 끝에 일단 18일 회담 재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한국측 차석대표인 이용준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차기 회담에서는 4자 회담에서 합의된 9.19 공동성명 내용의 일부라도 실질적 진전을 이루는데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정부 소식통은 "이번 회의에서 도출한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 초 다시 회동, 협의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북한 소식통은 회담 재개 합의와 관련, "회담 재개라는 상징성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회담이 9.19 공동성명의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측으로서는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지난달 말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의 협의에 이어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후 기자들에게 한 발언을 상기시켰다.
소식통은 당시 김 부상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9.19 공동성명에 있는 우리의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그러나) 현 단계에서 일방적인 (핵) 포기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사실을 지적하고, "이는 조선이 미국의 제안대로 먼저 무슨 조치를 취하겠다든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전문가들은 6자회담 재개 합의에 대해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 정세의 안정에 희망을 던져 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의 최종적인 관건은 북한과 미국이 상호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류융장(劉永江) 칭화대학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회담이 재개되고 회담 참가국들이 작년 9월 제4차 당시에 발표된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로 합의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동북아의 안정과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차이나 데일리에 밝혔다.
또 진찬룽(金燦榮) 중국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6자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메커니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그러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재의 상황으로 보아 첫 회담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며, 여러 차례의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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