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8년간의 '현장' 떠나는 김쌍수 부회장

LG전자가 18일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김쌍수 부회장 후임 CEO로 남 용 ㈜LG 사장을 선임함에 따라 김 부회장이 38년간 몸담아온 LG전자의 '현장'에서 떠나게 됐다.

김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 따라 내년 3월 주총때까지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한 뒤 ㈜LG로 자리를 옮겨 그룹 차원의 역할을 맡게될 예정이어서 평사원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38년째 내리 근무해온 LG전자를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김 부회장이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뒤 LG전자 사무기술직으로 입사한 것은 1969년이다.

그는 이후 1998년 임원으로 선임된 뒤 리빙시스템 사업본부장,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1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2년만인 2003년 부회장으로 다시 승진하고 그해 10월 대표이사 겸 CEO로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줄곧 LG전자에 몸담아왔다.

김 부회장은 특히 LG전자에서 몸담은 38년 가운데 입사후 DA사업본부장직을 떼고 단독 대표이사 CEO로 취임한 2003년 9월까지 무려 35년간을 창원 등 '현장'에서만 근무한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김 부회장이 38년간 LG전자 내에서 이뤄낸 성과는 다양하다.

그는 국내기업중 처음으로 6시그마를 도입해 생산현장의 경영혁신을 가져왔으며, 경영혁신 프로그램인 TDR 활동을 통해 상시적 경영혁신을 계속 추진해 왔다.

김 부회장이 1980년대 극심한 노사분규의 홍역을 치르던 LG전자에 신뢰와 화합을 의미하는 새로운 '노경(勞經)문화'를 만들었던 것도 높은 평가를 받는 업적 가운데 하나다.

그는 또 1990년대 들어서는 도요타 등 일본 기업들의 운동을 벤치마킹하다가 국내기업 중 처음으로 제품 불량률을 0.01% 이하로 낮추는 운동인 100PPM을 도입, 혁신활동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1990년대말에 외환위기를 제품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 프리미엄급 제품의 개발과 세계시장 공략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던 것도 그가 LG전자 CEO로 오르게 된 주요 배경이다.

김 부회장은 이같은 경영 혁신활동과 업적 등을 바탕으로 2003년 청와대에서 노사분규, IMF 등의 위기를 극복한 과정 및 혁신철학과 실천사례 등을 소개하는 경영혁신 특강을 하기도 했다.

또 2003년에는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의 '아시아의 스타(the Star of Asia)'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0여 회의 해외출장과 70여 차례에 이르는 국내 공장 방문 등 많은 시간들을 할애했던 현장을 떠나 새해 3월부터는 ㈜LG로 자리를 옮기지만 LG전자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핵심 전략사업과 관련된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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