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없는 중학생 '납치사기' 모방 범행

"인터넷 뉴스 보고 따라했다"…협박 혐의 입건

중학교 3학년생 단짝 친구들이 장난 삼아 인터넷에서 본 뉴스 내용을 흉내 내 '납치 사기극'을 벌였다 경찰에 붙잡혀 뒤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20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중학교 같은 반 단짝 친구인 A(15)군과 B(15)군은 19일 아침 문득 '재밌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최근 인터넷 뉴스에서 본 대로 '자녀를 납치했으니 돈을 보내라'는 식의 납치 협박 전화를 걸어 보면 재밌겠다는 '철없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들은 오전 7시30분께 휴대전화 발신자 표시를 정지해 놓은 채 무작위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마침 전화를 받은 주부 C(28)씨에게 갖은 욕설을 퍼부으며 "네 자녀를 데리고 있으니 빨리 돈을 가져오라"고 협박했다.

이 때 C씨의 네 살배기 아들은 아직 유아원에 가기 전이라 집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A군과 B군의 협박전화는 C씨 아들이 유아원에 간 후에도 세 차례 더 계속됐다.

처음엔 그저 '장난 전화려니'하고 생각했던 C씨는 계속된 협박전화를 받을 때마다 유아원에 있는 아들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공포심이 들기 시작했고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 결국 경찰에 신고,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납치미수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한 채 범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추적했고 사건 발생 10여 시간 만인 이날 오후 10시30분께 '중학생 협박범' 2명을 검거했다.

A군과 B군은 경찰에서 "인터넷 뉴스를 보고 장난 전화를 한 번 해 봤고 재밌어서 계속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경찰 관계자는 "협박을 하면서 돈의 액수나 전달 방법을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단순한 장난전화를 건 걸로 보이지만 피해자가 심하게 겁에 질려 불안해 한 만큼 협박죄를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0일 새벽 A군과 B군을 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귀가 조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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