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채만희 作 승강기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사모정(思慕亭)에는 전설이 있다

'사랑한다'고 말을 건네거나

눈을 서로 마주하면

눈물샘이 말라버린다는 전설이 있다.

그럼에 그곳에는

밤에서 낮까지 눈총을 피해 살아간다.

엘리베이터에는 시선을 마주하는 법이 없다

눈을 떨궈 장바구니에 담기도 하고

엘리베이터의 벽이나 천정에

눈알을 껌처럼 붙였다가

내릴 때 떼어서 총총히 사라진다.

누군가 가자미 눈으로

'사랑한다'고 말을 건넸다

눈 총알이 자동 발사되었다

그 순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눈을 서로 마주하'는 일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는 '눈길' 주고받기를 꺼린다. 되도록 '나'와 다른 '남'과는 마주하는 것을 애써 피한다. 그럴수록 '나'와 '남' 사이의 거리는 자꾸만 멀어진다. 벽을 쌓아가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물리적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벽은 더욱 견고하다. 심지어 '엘리베이터에는 시선을 마주하'지 않는다. '눈을 떨궈 장바구니에 담기도 하고/ 엘리베이터의 벽이나 천정에/ 눈알을 껌처럼 붙였다가/ 내릴 때 떼어서 총총히 사라지'는 것이 현대인의 모습이다.

세모(歲暮)다. 이웃과 눈길을 마주한다면 이 추운 세상이 한결 따뜻하련만.

구석본(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컷오프하고 후보 추가 모집을 결정했으며, 이는 현역 지자체장이 컷오프된 첫 사례로, 이정...
펄어비스의 신작 게임 '붉은사막'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16일 한국거래소 기준...
정부의 강력한 주택 시장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다주택자로 알려진 개그맨 황현희는 자신의 부동산 보유 의사를 밝히며 '부동산은 버티면 된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