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문제를 통해 본 고려대 논술 문제는 시사적인 내용에서 비롯된 현실적 문제 제기가 아니라 인문학적·철학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신의 논리를 유지하면서 독자적인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능력을 검증하는 형태가 주로 출제된다. 사고력과 창의력은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결코 빼놓아서는 안 될 요소다.
지난달 25일 치러진 고려대 수시2학기 논술고사 역시 기존 유형과 비슷하게 제시문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 자료의 분석과 추론 능력, 정보와 지식을 종합해 체계화하는 창의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제시문은 계열 공통으로 주어진 수시1학기와 달리 계열별로 다르게 주어졌다. 자연계열 제시문에 이광수의 소설 '무정'이 포함된 사실은 자연계열 수험생도 인문학적 소양을 가져야 한다는 대학의 요구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인문계열의 경우 5개의 제시문을 준 뒤 △제시문의 요지를 밝히고 △제시문 간 견해를 비교하고 △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전형적인 형태가 논제Ⅰ에서 출제됐다. 논제Ⅱ와 Ⅲ은 수리적 추론이나 해석과 같은 세부적 요소, 논제Ⅳ는 결론을 묻는 형태였다. 제시문 독해에서 출발하는 논제Ⅰ의 배점이 60점으로 가장 큰 것이 고려대 논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계열 역시 5개의 제시문을 준 뒤 요지를 밝히고 제시문 간 비교와 비판하는 능력을 묻는 문제가 논제Ⅰ(35점)로 나왔다. 수리형 문항에 가까운 논제Ⅱ와 Ⅲ에는 45점을 배점했으며 논제 Ⅳ(20점)는 자료 분석과 추론 능력을 물었다.
인문·자연계열 모두 언어와 수리의 통합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형태로 출제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리적 분석이나 논리적 추론 능력이 요구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수식만 늘어놓는 답안 형태에서 벗어나 논리적 서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2007 정시 고려대 논술에서도 4, 5개의 제시문을 주고 3시간 안팎에 걸쳐 풀게 하는 방식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제시문의 독해와 요약, 제시문 간 상관관계를 밝히는 능력이 고려대 논술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해야 한다. 여기서는 객관적 서술 능력과 종합 능력이 중요하다. 수험생의 독자적인 가치관이나 견해는 이와 분리해 여타 논제에서 중심적으로 평가하므로 답안 작성 때 이 점에 신경 써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