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대구 지역 분양 시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풍요 속 빈곤'의 해였다. 구·군별로 신규 분양 물량은 쏟아졌지만 초기 계약률 30%를 넘는 단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져 왔다.
분양 대행사 리코의 최동욱 대표는 "신규 단지 계약률이 지난해 대비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정부의 각종 조치도 큰 원인이지만 단기간의 과다 물량 공급과 높아진 분양 가격이 주된 원인"이라며 "2000년 이후 신규 분양만을 놓고 보면 가장 침체된 시장 상황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수 심리 약세로 전반적인 침체를 보였지만 지역별로는 시장 상황이 차별화 현상을 나타냈다.
▷쏟아지는 신규 공급에 넘쳐나는 미분양
지난 11월 현재 대구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7천987가구.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물량으로 전매 제한 등을 골자로 한 '10·29 부동산 조치'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 2003년의 4천159가구와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미분양이 증가한 원인은 무엇보다 쏟아지는 신규 공급을 꼽을 수 있다. 올 한 해 대구 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2만 3천 가구로 지난해 분양 물량 2만 6천 가구 등과 합치면 2년간 5만 가구 이상이 쏟아진 셈이다.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당초 올해 분양 물량이 4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상당수 물량이 내년 분양으로 일정을 재조정했다."며 "예정 분양 물량의 70% 정도가 신규 분양 시장에 나왔다면 최악의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분양된 30여 개 단지 중 초기 계약률이 70%를 넘어선 단지는 초기 계약률 99%를 기록한 수성구 범어동 '롯데 캐슬'과 동구 각산동 '대우 푸르지오', 북구 대현동 '대림 e-편한 세상' 등 3개 단지 정도에 그쳤다.
평균 분양 가격은 857만 원으로 지난해 776만 원보다 9% 정도 상승했지만 미분양 속출로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인하 등의 조건을 내거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실질적인 분양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주택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계약률도 구·군별 차별화
전체 분양 시장은 가라앉았지만 동구와 북구의 선전이 눈에 띄는 한 해였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계약률을 살펴보면 대구 전체로는 59.5%였지만 동구(3천70가구)와 북구(1천780가구)는 77.6%와 67.8%의 높은 계약률을 기록했다.
반면 수성구(3천500가구)와 달서구(4천30가구)는 57.3%와 47.1%로 평균 계약률을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은 동구는 혁신도시와 봉무산업단지 개발, 북구는 구미 4공단 확장 등의 굵직한 호재가 있는데다 두 지역 모두 그동안 수성구나 달서구에 비해 신규 공급이 적었던 탓에 수요층이 상대적으로 두텁게 형성된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도 이 지역 신규 수요를 떠받치는 원인이다.올해 수성과 달서구 평당 분양가격이 1천100만 원과 827만 원에 이르지만 북구는 758만 원, 동구는 646만 원 수준이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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