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야구 '아듀 2006, 2007년 새 도약'

'막강 대한민국'

한국 야구가 영광과 좌절이 함께 했던 2006년을 뒤로 하고 2007년 새 도약을 다짐한다.

해외파 최고 선수들을 총망라해 출전한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과 일본 등 야구 선진국을 잇달아 격파하며 일약 야구 강국으로 떠올랐던 한국은 그러나 12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며 아시아 변방으로 추락, 용두사미로 병술년을 마쳤다.

WBC의 감동을 이어가지 못하고 국내 야구가 침체를 겪고 해외파가 부진에 빠지면서 오직 '이승엽'으로 집약됐던 게 2006년 한국 야구였다.

만복이 도래한다는 '황금 돼지해' 정해년에는 한국 야구도 움츠렸던 기지개를 켜고 부활을 노리고 있다. 한국프로야구는 물론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타지에서 국위 선양 중인 해외파 선수들도 지난 부진을 털어내고 재도약에 도전한다.

▲한국프로야구= 바꿔, 모든 걸 다 바꿔

사상 유례없는 투고타저 현상 속에 화끈함이 실종돼 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한국프로야구는 제도 변경을 통해 투타 균형 발전을 노린다.

'도하 참극'에서 교훈을 얻은 야구인들은 마운드를 13인치(33㎝)에서 10인치(25㎝)로 낮추고 공인구도 지금보다 큰 공을 사용할 예정이며 스트라이크 존도 좌우 폭보다 상하 낙폭을 중시하는 국제 기준을 도입하기로 함으로써 공격 야구를 지향하기로 뜻을 모았다.

야구 실무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1월 중 모든 야구인이 함께 하는 야구 발전 대토론회를 개최, 야구 인기를 되살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겠다고 선언했다.

당장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려 있는 아시아 지역 예선전이 2007년 11월 예정돼 있어 지난 2003년 삿포로 치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년 한해 총력을 퍼부어야 한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개최국 중국이 자동출전하면서 올림픽 본선에 나갈 수 있는 팀이 1팀으로 줄었다. 최강팀을 꾸릴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대만에 맞서 한국 역시 최강의 선수들로 팀을 꾸려야 한다.

한편 제도의 변화와 함께 프로야구 무대에 오랜만에 복귀한 김성근 SK 감독과 이만수 SK 수석코치, 드디어 사령탑에 오른 김시진 현대 감독, 친정 LG 트윈스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김재박 감독 등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요소들은 충분하다.

또 병역 파동 이후 대거 입대했던 선수들이 돌아오고 미국에서 뛰었던 봉중근(LG)이 데뷔 무대를 갖는 등 흥행 몰이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프로야구= '불어라 코리안 열풍'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이가와 게이(뉴욕 양키스), 이와무라 아키노리(탬파베이) 등 스토브리그에서 거액을 받고 미국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에 가려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위상은 극도로 위축됐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맏형 박찬호가 아직 팀을 정하지 못했고 마이너리거 김선우도 새 둥지 찾기에 골몰 중이다.

콜로라도에 잔류한 김병현과 광주일고 2년 선후배 사이로 탬파베이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서재응과 최희섭, '추추 트레인' 추신수가 클리블랜드에서 주전 자리를 확실히 꿰찰 수 있을지가 내년 시즌 관전 포인트다.

국내에서 잠행 중인 김병현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일찌감치 미국으로 출국, 컨디션 가다듬기에 나섰다. 지난 WBC에서 한국 4강 신화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던 이들은 1-2월 자율 훈련을 거친 뒤 2월 말부터 시작되는 각 팀의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수성 및 주전 확보에 사활을 건다.

서재응과 최희섭은 전훈지인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김병현은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시즌 전까지 구슬땀을 흘린다. 추신수도 플로리다주 윈터 헤이븐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다.

서재응과 김병현은 선발 투수로 10승 이상을 노리고 마이너리그 추락의 아픔을 겪은 최희섭은 빅리그에서 다시 한 방 실력을 뽐내기를 기원한다. 빠른 발과 날카로운 방망이 솜씨로 에릭 웨지 감독의 신임을 얻은 추신수는 플래툰시스템을 극복하는 게 과제다.

▲일본프로야구= 李·李 다툼 흥미 폭발

일본 최고 인기 구단 요미우리의 4번 타자로 홈런과 타점, 타격 등에서 센트럴리그 최정상 권에 오르며 화려한 한 해를 마친 이승엽(30)은 팀의 우승과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4년간 30억엔의 유동 계약을 한 이승엽은 팀의 우승 후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조건까지 삽입했기에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지금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년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다카하시 요시노부, 아베 신노스케 등 기존 멤버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데이먼 홀린스 등 거포들이 가세, 4번 이승엽의 부담이 한결 줄어 들었다.

'도쿄돔 강세'를 이어가면서 시즌 막판 무릎 부상으로 타이론 우즈(주니치)에 역전당한 홈런 타이틀에 재도전할 참이다.

주니치 드래곤스에 입단한 '안타 제조기' 이병규는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이 5번 타자로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정교한 타격으로 일본에서 살아남는 게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일단 일본에 진출했던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이 첫 해 하나같이 적응에 실패했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징크스를 깨야 한다.

같은 리그에 소속돼 요미우리와 주니치의 맞대결이 자주 벌어질 때면 이승엽-이병규의 방망이 싸움도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돼 팬들의 흥미가 고조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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