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로는 야생동물 '무덤'…하루 평균 2마리 희생

대구.경북의 도로 곳곳이 야생동물의 '무덤'이 되고 있다.

대구지방 환경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동안 대구.경북 왕복 4차로 이상 19개 노선 27개 구간에서 차량 등과의 충돌사고로 희생(로드 킬)된 야생동물이 총 42종 544마리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60마리, 하루 평균 2마리의 야생동물이 도로에서 죽음을 당한 셈이다.

이중 법정보호종은 총 9종으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3종 21마리, 천연기념물이 8종에 53마리로 나타났다. 천연기념물로는 소쩍새가 24마리로 가장 많이 희생됐고 황조롱이 14마리, 수달 4마리 등이 뒤를 이었으며 멸종위기종으로는 삵이 16마리로 가장 많은 사고를 당했다.

또 꿩이 80마리로 가장 많았고 포유류로는 비교적 활동성이 높은 너구리가 70마리였다. 이밖에 비둘기 62마리, 족제비와 고라니가 각 51마리, 토끼 38마리 등이었다.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포유류의 경우 어미로부터 독립하는 10월, 조류는 8월, 파충류와 양서류는 7월이었으며 반면 4월의 사고빈도가 가장 낮았다.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도로는 지난해 개통된 수성IC~청도IC구간으로 야생동물들이 먹이섭취와 번식을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형변화를 모른 채 도로를 횡단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현풍 IC~ 옥포JC, 김천JC~ 문경새재 IC 구간의 고속도로와 달성논공~고령과 안동~상주 간 국도에서도 많이 발생했다.

로드킬이 이처럼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야생동물의 이동통로가 턱없이 적기 때문. 현재 고속도로를 포함, 대구.경북 도로구간에 설치된 야생동물 이동통로는 대구~포항간 4곳 등 14곳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대구환경청은 로드킬 빈발 지역에 대한 야생동물의 이동통로 확충과 유도펜스 설치, 보호표지판, 침입방지 시설 설치 등 대책수립을 관계기관에 요청할 예정이다. 또 자동차 네비게이션 제작회사에 로드킬 빈발 구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 로드킬 발생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정문영 대구환경청 자연환경과장은 "사소한 로드킬 사고가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사고를 줄여나가겠다." 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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