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대부분 장수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60대 초반을 넘기지 못한채 비명에 갔을 뿐 현재 생존해 있는 4명의 전직 대통령들도 모두 70~80대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8명 중 7명이 한국인 남성 노인의 평균수명보다 10년 쯤은 장수한 것이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재임 중 제왕적 권력을 이용해 무슨 불로비주나 장생명약이라도 먹었을까? 소설가 박병로씨가 최근 펴낸 책 '장수하는 한국의 대통령들'은 전직 대통령들의 성장과정과 집권 시절 즐겨 먹었던 음식, 장수법 등을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이승만 전 대통령(1875-1964)은 된장과 산채 등 전통 한식을 즐겼고, 윤보선 전 대통령(1897-1990)은 어려서부터 잡곡밥을 주로 먹는 건강식단을 따랐다. 박정희 전 대통령(1917-1979)은 청와대에서 분식을 장려했다.
전두환(1931- ) 전 대통령은 청와대 시절 이후 소식하며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고 있고, 노태우(1932- ) 전 대통령 역시 퇴임 후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 김영삼(1927- ) 전 대통령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 맞게 잘 소화하는 편에 속한다.
1924년생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식가·식도락가로 꼽히지만 청와대 시절 이후 주치의의 권고로 식사량을 줄이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장수하는 전직 대통령들이라고 진귀한 음식만 먹지는 않았다고 강조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보통 사람들과 구별되는 강한 체력을 타고 났기 때문이라는게 주치의들의 설명이다.
또 대부분 잠도 잘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났지만, 스트레스 해소법은 제각각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장작을 패고 낚시하는 것으로 시름을 달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술과 음악을 즐겼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운동과 조깅이었다.
정원 가꾸기와 독서를 즐겼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히는 역경에 시달렸지만 이로인해 오히려 거의 스트레스를 받지않는 강한 체질이 되었다고 한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사에 나오는 본인 호칭도 시대에 따라 변했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신을 '나'로 칭했고, 최규하·전두환 대통령은 '본인'으로,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저'로 표현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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