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이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났다. 다음달 11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7차 협상만 남았다. 양국 협상단은 숨겨두었던 카드를 거의 사용해 이제 상대방의 패를 서로 읽고 있는 상태다. 협상 성과와 利害得失(이해득실)을 면밀히 따져보고 냉정한 판단에 돌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번 6차 협상 와중에 우리 측 협상전략이 국회를 통해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國益(국익)이 걸린 비공개 문건의 유출은 분명 문제가 있다. 정부는 국가기밀서류를 허투루 관리해놓고 뒤늦게 모 의원에게 배포한 자료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는 등 호들갑을 떨고 있으나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꼴이다. 유출된 전략이 '비장의 무기'가 아님에도 針小棒大(침소봉대)하는 것은 정부가 협상 실패에 대한 '면피용 보험'을 준비하려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미국은 우리의 최대 요구 사항인 무역구제 개선 문제에 대해 지난해 말 무역구제 관련법 개정 불가 입장을 천명하고 협상 여지를 봉쇄해버렸다. 우리에겐 수많은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면서 미국은 단 하나의 법 개정도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무역구제 개선 문제를 지렛대로 자동차와 의약품 분야에서 빅딜을 제안할 예정이나 7차 협상도 難航(난항)이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한미 FTA협상을 되돌아볼 때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면서 우리는 얻은 게 거의 없다. 이것도 모자라 최대 관심사인 무역구제 개선 문제까지 양보해 密室(밀실)에서 일괄 타결을 시도할 모양이나 여론 수렴 없는 밀실 타결은 의혹을 낳고, 의혹은 국론 분열을 초래한다. 협상 타결은 목표가 아니다. 협상 내용이 국익에 부합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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