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기세가 등등하다. 지난 2003년 8월 문을 연 이후 예술가와 공연 기획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구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 대구오페라하우스 올 상반기 무대를 사실상 장악했다. 이를 두고 순수예술계 일각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노출하고 있다.
오페라 발전을 위해 건립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상업화에 물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 반면 뮤지컬계는 뮤지컬 열풍이 공연시장을 활성화시켜 지역 예술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1월 말 현재 올 상반기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관 현황을 보면 뮤지컬 쏠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뮤지컬 공연 특성상 장기 대관이 많은 가운데 오페라 공연은 거의 없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공연 중인 '미스 사이공' 이 이달 말 막을 내리면 3월 8일부터 18일까지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가 이어진다.
반면 3월 순수예술 공연은 20일 소프라노 윤현숙 독창회, 24일 예원오페라단 '새 봄 음악회', 29~31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마련한 '2007 봄의 축전' 등 5일 정도만 예정되어 있을 뿐이다.
4월에도 5~8일 '시카고', 28, 29일 '하루' 등의 뮤지컬이 관객들을 맞는다. 뮤지컬 공연 사이에 '박현옥의 춤'이 11,12일, '대구시립오페라단 제28회 정기 공연'이 20~22일 계획되어 있어 순수예술 공연의 체면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5월은 1일부터 19일까지 '2007 대학음악제'가 열려 순수예술 활동이 가장 활발한 달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5월 20일부터 7월 2일까지 제1회 대구국제뮤지컬축제가 개최됨에 따라 뮤지컬 열풍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다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의인화한 뮤지컬 명작 '캣츠'가 외국 초청작으로 6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7월에는 또 4일 '장애우돕기 자선음악회'가 끝나면 뮤지컬 '대장금' 공연이 10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공연 예매 현황에서도 뮤지컬 강세 현상이 또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순수예술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상업적 장르에 편중되는 현상이 오페라와 발레 같은 순수예술의 침체를 가져와 공연계 전반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설립 취지가 순수예술 공연 지원과 육성인 만큼 뮤지컬 대관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뮤지컬계에서는 뮤지컬 전용관이 없는 현실에서 뮤지컬 공연은 기존 극장에서 할 수밖에 없으며, 공연 시장에서 차지하는 뮤지컬의 비중과 관객들의 요구, 발전 가능성 등을 볼 때 뮤지컬 공연 확대는 추세라는 입장이다.
또 뮤지컬 열풍이 공연 관람 문화에 활기를 불어 넣어 순수예술 발전에도 견인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대구시가 추진 중인 대구시민회관 뮤지컬전용극장 리모델링 방안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어 논란은 당분간 숙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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