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까다로워진 재건축, 리모델링 한번 해볼까?

'우리 아파트도 리모델링 해볼까.'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월부터 리모델링 가능 건축 연한이 준공 20년에서 15년으로 짧아져 90년대 이후 입주한 대다수 아파트가 리모델링 가능 단지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주택회사 관계자들은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 평형을 철거 없이 늘릴 수 있고 재건축과는 달리 사업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재건축과 함께 아파트 시장의 주요 테마로 떠오를 것은 확실하다."며 "그러나 지역에서는 시행된 사례가 없는 만큼 사업 추진에 따른 애로 사항도 많다."고 밝혔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어떻게

우선 재건축·재개발과 똑같은 방식으로 조합이 구성돼야 한다, 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아파트 전체 소유자 3/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며 이후 사업 승인(행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행위허가 신청은 소유자 5/4 이상 동의와 동별 3/2 이상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리모델링 가능 아파트는 준공 이후 15년 이상 된 아파트로 리모델링을 통한 증축 범위는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30% 이내로 정해져 있다. 면적이 30평이면 9평 정도, 40평이라면 12평까지 늘릴 수 있다. 증축 범위에서 계단,엘리베이터, 1층 로비 등 공용 부분은 제외되며 1층 아파트를 없애고 필로티를 만들 경우에는 최상층에 1개 층을 증축할 수 있다.

한편, 리모델링도 재건축처럼 안전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철거를 통한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 사업을 장려하고 있어 안전진단 통과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 공사에 따른 건물 안전성을 평가하는 정도로 사업 추진에 있어 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공사비와 공사 기간

리모델링 추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사비. 현재 주택업계에서 내놓고 있는 평당 공사 금액은 300만 원 수준으로 신축 아파트 공사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리모델링 공사비가 이처럼 높은 원인은 건물 골조만 빼고 신축과 동일한 개념으로 공사를 하는데다 지하 주차장이 없거나 부족한 기존 아파트의 경우 지하 주차장 신설을 위한 토목공사를 병행해야 하는 탓이다.

화성산업 사업개발팀 김영선 부장은 "평면 변경이나 마감재 수준, 공사 난이도에 따라 서울 업체들은 최대 370만 원까지 공사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일반적으로 30평형의 경우 40평형으로 평형대를 늘려 리모델링에 나서면 공사비가 1억5천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32평형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면 40평이 되지만 리모델링 공사비에는 지하주차장 등 공용 면적까지 포함되는 만큼 32평형 아파트의 실제 공사 면적은 50평 정도가 되며 이 경우 비용이 1억5천만 원 정도가 된다는 설명.

하지만, 최소 3-4년 이상이 필요한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1년 6개월에서 길어도 2년 내에 입주가 가능한 만큼 비용 발생에 따른 금리 부담이나 기회 비용 회수가 빠르고 개발부담금 등 공사비를 제외한 추가 부담이 없는 장점을 갖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에 따른 문제점

리모델링이 사업성을 갖기 위해서는 대상 아파트의 리모델링 공사 후 미래 가치가 높아야 가능하다.

즉 1억 5천만 원 수준인 30평형대 아파트라면 리모델링 후 최소 3억 원 이상 가격이 상승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SD건설의 금용필 영업이사는 "앞으로는 가능 단지가 많아지겠지만 현재로서는 대구 지역 내에서 몇 개 단지를 빼고는 사업성이 불투명해 리모델링 추진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며 "신규 분양가격과 기존 아파트 가격 차이가 큰 서울에서도 리모델링이 성공한 곳은 불과 2-3개 단지밖에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택업계에서는 90년대 이후 수성구 지산.범물, 달서구 상인동 등 택지 지역에 들어선 15층 이하 아파트들은 리모델링 잠재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수성구 지역 30평형대 평당 분양가격이 1천만 원을 넘어섰지만 지산.범물 단지는 10년 이상 된 대다수 기존 아파트 가격이 평당 500만 원을 넘지 못하고 있어 입지적 장점을 가진 단지는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편, 리모델링 대상 단지는 2000년 이후 신규 분양 단지에 비해 용적률이 낮은 만큼 리모델링 이후에도 단지 쾌적성이 유지되는 장점은 있지만 기존 아파트 층고가 신규 분양 단지에 비해 20-30cm 낮아 매립형 에어컨이나 전열 교환 환기 시스템 설치 등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