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협의 힘" 대구 유통업계 '새 강자' 부상

대구농협이 농협 하나로클럽 등의 유통사업 확장을 위해 향후 수년간 1조 원 가까운 돈을 '쏟아부을' 예정이어서 대구 유통시장에 '돌풍'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농협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수성구 등 대구시내 상권 핵심요지에 대형 매장을 속속 만든다는 방침으로, 이마트·홈플러스 등이 장악하고 있는 대형소매점 시장에도 어떤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얼마나 만드나?

대구농협은 연내 수성구 핵심상권에 연면적이 2천여 평에 육박하는 하나로클럽을 열 계획이다. 대구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 아파트 시행사들도 함부로 '덤벼들기' 힘든 수성구 핵심 상권에 2천 평 가까운 대형 매장을 만든다는 것. 대구농협은 이미 몇 곳으로부터 부지를 팔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현재 실사중이라고 밝혔다.

대구농협은 지난해 수성구지역 1곳에서 부지 계약까지 갔다가 상대측이 뒤늦게 계약을 번복, 하나로클럽 수성점 개장이 올해로 미뤄졌다.

대구농협은 수성구에 이어, 현재 하나로클럽이 없는 동구와 남구에도 2천평 가까운 규모의 하나로클럽을 낸다.

대구농협은 또 북구 강북지역과 강남지역의 하나로마트를 대형화, 현재보다 100평 이상 매장면적을 늘린다.

대구에는 달성유통센터와 하나로클럽, 하나로마트, 공판장 등 다양한 규모의 농협 유통매장이 73곳 있으며 대구농협은 대형화와 매장 숫자 확대를 통해 수년내 매출규모를 현재보다 몇 배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런 과정에서 대구농협은 수천억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대구농협은 농협 유통조직을 농산물 전문 매장으로 삼는다는 방침. 현재도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기존 대형소매점과의 농산물 판매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는만큼 대형화를 통해 시장장악력을 더 키운다는 것이다.

농협은 전국적으로도 수년간 6조 원 가량을 투자, 대도시에서 유통사업부문을 크게 확장한다.

◆어떤 효과가?

대구농협은 기존 농협 유통망이 소규모이고, 숫자도 적어 상대적으로 유통시장에서 밀렸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유통시장에서 '농협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농협은 최근 프로야구단 인수 시도 등에서 보여줬듯이 자금력이 대단해 유통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대구농협은 유통망 확충 의미와 관련, 웰빙시대를 맞아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가 폭증하는만큼 소비자들에게 '좀 더 좋은 것을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게될 것이라고 했다. 농협만이 이러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

대구농협은 하나로마트 e-공동구매단을 결성, 우수한 지역 농특산물을 동시 구매하는 방법으로 농산물 가격안정도 돕고, '소비자 주권'도 보호하겠다고 설명했다.

대구농협은 이와 함께 집중출하되는 농특산물 월별 특판행사 등도 열어 농민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

이준학 대구농협 본부장은 "농협이 유통망을 확충함으로써 터무니없을만큼 추락하고 있는 유통시장에서의 농산물 가격 하락세를 막을 수 있다."며 "농협이 나서야 소비자들에게 질좋은 농산물을 공급해줄 수 있고, 농민들도 제값을 받고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농협은 최근 초현대식 시설로 단장한 '단체급식종합물류센터'도 완공, 지난해말 현재 160개교에 이르는 학교급식 공급을 200개교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농협의 힘'이 유통시장 뿐만 아니라 서비스시장으로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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