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족냉증

수족냉증은 손과 발이 차가운 병이다. 원인은 혈액순환이 순조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에 비해 난방기의 용량이 적으면 구석구석까지 열이 잘 전달되지 않아 유독 추운 장소가 있듯이 수족냉증도 바로 이와 같은 이치이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신체의 끝부분까지 열이 잘 전달되지 않아 차가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온도에서 몸의 특정부위가 과민하게 냉각증을 느끼는 것을 일컫는다. 보통은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에 심하지만 1년 내내 증상이 있는 것도 적지 않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사춘기, 갱년기, 출산 후 산모 등에게서 빈번하다. 보통은 손발이 차갑지만 경우에 따라 팔꿈치, 무릎, 배, 허리에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고통 받는 부위가 마치 구멍이 뚫린 것처럼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뿐 만 아니라 수족냉증은 피로를 쉽게 느끼며 운동부족과 식욕부진으로 이어지므로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도 환자가 받는 증상은 상당히 괴롭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온 '적외선 체열 영상진단기'를 이용하면 미세한 체온변화까지도 포착가능하기 때문에 진단은 의외로 쉽다.

수족냉증의 원인은 혈관염이나 혈관 운동성에 이상을 일으키는 레이노 증후군 또는 버거씨병 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다. 특히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기능의 항진이 있거나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등이 있어도 수족냉증에 걸릴 수 있다. 또 평소 걱정이 많고 불안과 잦은 우울증에 시달려도 손발이 차가운 증세가 잘 나타난다.

일단 수족냉증 진단을 받으면 최소한 수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서 적지 않은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가급적 추위는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만성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등도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과로, 과음, 흡연과 짠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고단백 식사로 대사률을 높이고 뜨거운 차로 냉기를 다스려도 좋다.

운동요법도 효과적이다. 규칙적으로 손뼉을 치거나 가벼운 걷기가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손뼉치기는 손바닥을 반듯하게 펴 양 손바닥을 정확하게 마주친다. 한 두 번 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수차례 자주 적당한 강도로 치며 손 전체를 자주 주물러 주는 것이 좋다.

온욕요법도 몸을 따뜻하게 해 증상을 줄여준다. 물 온도는 체온보다 1~2℃ 높은 37~39℃가 알맞으며 약 15분 정도 하반신을 담그고 땀이 날 때까지 있는 것이다. 이 때 몸은 배꼽아래까지 물에 담근다. 어깨나 팔은 물 속에 넣지 않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반신욕을 하면 시간이 갈수록 몸이 더워져 욕실 밖으로 나와도 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족욕은 반신욕보다 덜하지만 발이 차가울 때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모든 입욕법이 그러하듯 족욕도 온도와 입욕시간이 중요하다. 40℃의 물에 발을 20분 정도 담그는 것이 알맞은 데 발을 데워주는 효과뿐 아니라 발끝에서 시작해 몸 전체가 따뜻해지고 좁아졌던 혈관을 확장시켜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때에도 상체는 담요 등으로 덮어주면 반신욕 못지않게 전신에서 땀을 난다.

이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증상이 치유되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교감신경 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방법이 동원되기도 하지만 이는 전신마취로 행해지는 수술이므로 전문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학병원 신경과 이동국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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