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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에세이] 의사와 환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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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을 진료하다보면 가끔씩 책대로 아파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질병만으로 분류되고 병력과 진찰소견, 임상검사소견 및 치료, 나아가 예후까지 책에 기술된 내용으로 일관되게 된다면 의사라는 직업도 참 편한 것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진단을 가진 병이라도 각기 다양한 소견의 병력을 보이고 가끔은 엉뚱한 진찰 소견으로 당황하게 된다. 오진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시간 경과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스무고개 풀 듯 진단을 맞춰가야 한다.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고 치료가 하루빨리 시작되고 병으로부터 해방되기를 원한다. 여기서 환자와 의사간의 시각의 차이가 현저함을 볼 수 있다. 일반 진료실과 응급실이 존재하는 이유도 이러한 다양한 병의 경과 때문에 나눠지는 것이 아닐까?

환자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자리에 앉자마자 밤새 있었던 고생담을 하나하나 정리되지 않은 내용으로 풀어나간다. 의사는 그때부터 고민에 빠지고 알고 있는 교과서속의 질환과 경험을 동원해서 환자의 고민거리인 증상들을 줄에 보석을 끼워 아름다운 목걸이를 만들 듯 진단이라는 작업을 한다.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빠른 치료이지만 의사들의 고민은 얼키고 설킨 증상과 병력 그리고 알쏭달쏭한 진찰소견을 조합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 다음이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빠르게 진행하는 병에 대해서는 빠른 진단을, 서서히 진행하는 다양한 증상군은 치료도 대부분 천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신중을 기하게 된다. 이렇게 원하는 바가 다른 환자-의사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다. 그리고 믿음과 함께 중요한 것이 시간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제대로 된 진료를 위해서는 믿음과 함께 시간도 공유해야 하지 않을까한다.

김대훈 (미래연합소아청소년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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