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 가족 한 그루'…싱그런 봄 나무를 심자

옛날 우리 조상들은 딸아이를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다. 15~20년 후 딸이 시집갈 때 잘 자란 오동나무를 베어 혼수를 마련하는 데 썼다. 먼 훗날을 대비하기 위해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줄 아는 지혜였다.

경제적 이익과 더불어 나무는 인간에게 여러모로 유익한 존재다. 특히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등 환경오염과 관련, 나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추세다. 일부 단체들은 '한 그루의 나무가 지구를 살립니다.', '내 집·내 직장에 나무심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싱그런 이 봄, 한 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껴보면 어떨까.

◆다음 달 20일까지가 나무심기 '적기'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나무 심기에 적합한 시기도 앞당겨졌다. 2, 3월 평균기온 상승으로 산림청은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2개월 동안을 나무심기 기간으로 정했다. 대구·경북은 지난 10일부터 4월 20일까지가 나무심기에 알맞은 시기다.

◆웰빙바람, 유실수 인기

올해는 '웰빙바람'을 타고 정원이나 텃밭에 심을 매실, 사과, 배, 복숭아, 대추나무 등 유실수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또 조상의 묘에 잔디나 소나무, 조경수를 심으려는 사람도 많다.

정원이 있는 가정은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대추, 감, 모과, 살구, 자두, 앵두나무 등 열매가 열리는 유실수가 좋다. 또 단풍나무, 구상나무, 느티나무, 자귀나무, 배롱나무, 주목, 둥근 소나무, 황금측백, 회양목, 사철나무 등 잎을 보는 관상수와 장미, 철쭉, 라일락, 매화, 목련, 영산홍 등의 꽃나무류도 적당하다.

아파트에서는 너무 크게 자라거나 사후관리가 어려운 나무는 피하고 철쭉, 매화, 자산홍, 동백 등의 자그마한 꽃나무류를 골라 화분에 심어 발코니에 내놓으면 좋다. 꽃사과, 소사나무, 서어나무, 노각나무, 단풍나무, 해송, 진백 등 분재로 키울 수 있는 것도 적당하다.

학교에서는 다양한 꽃나무, 유실수, 열매관상수, 특용수, 녹음수 등을 심으면 학생들의 정서함양 및 자연학습에 도움이 된다. 농촌마을 경우 마을 진입로변이나 공한지에는 유실수, 속성수, 특용수 등을 선정하면 경관조성은 물론 소득도 올릴 수 있다.

◆꽃봉오리 적어야 강하다

묘목은 잔뿌리가 많고 가지가 사방으로 고루 뻗어 있으며 눈이 큰 것이 좋다. 또 병충의 피해가 없고 묘목에 상처가 없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꽃나무의 경우 꽃봉오리가 굵으면서 봉오리수가 적게 달린 것이 병충해에 강하고 꽃도 잘 핀다. 밤나무, 호두나무 등 유실수는 품종 계통이 확실한 것이 좋으며, 상록수는 잎이 짙푸른 것이 영양상태가 좋은 것이다. 너무 웃자라거나 덜 자란 것보다는 적당한 크기에 매끈하게 자란 것이 건강한 묘목. 가지에 흠집이 있는 것은 병충해 피해를 입은 것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접목묘 경우는 접목 부위를 흔들어 보아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넓게 퍼져 있고 잔뿌리가 많은 것을 구입해야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 큰나무(성목)는 발육이 양호하고 나무의 형태가 아름다우며 병충해를 받지 않고 분이 깨지거나 뿌리와 분이 분리되지 않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구덩이, 뿌리 직경 1.5배

나무를 심는 날은 흐리고 바람이 없는 날의 아침이나 저녁이 좋다. 공중 습도가 높다면 더욱 이상적이다.

먼저 운반된 나무는 뿌리가 마르기 전에 심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거적이나 가마니를 뿌리에 덮고 건조되지 않도록 물을 뿌려 준다.

나무를 심을 때는 미리 구덩이를 파서 흙을 햇볕에 말려주면 살균돼 병충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구덩이는 심을 나무의 뿌리가 퍼져 있는 직경의 1.5배 이상으로 판다. 우선 구덩이에 밑거름과 부드러운 겉흙을 5∼6㎝ 넣고 뿌리를 곧게 세운 다음 겉흙과 속흙을 섞어 3분의 2 정도 채운 후 나무를 약간 위로 잡아당기듯 해 잘 밟아주고 물을 충분히 준 다음 나머지 흙을 채우고 수분증발을 막기 위해 짚이나 나뭇잎을 덮어준다. 너무 깊이 심으면 뿌리 발육은 물론 가지가 잘 뻗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산림조합중앙회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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