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고교 역사 교과서 검정에 개입해 역사 기술을 제 입맛대로 바꾸고 왜곡하는 것은 한마디로 일본 집권층과 우익세력의 천박한 역사의식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한국과 중국 관련 기술의 왜곡은 말할 것도 없고 '오키나와 주민 집단자결 강요'와 같은 자국 관련 내용도 진실은 아랑곳없이 일본 정부의 방침대로 쓸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오늘의 일본과 역사의식의 상관관계를 잘 말해준다.
일본 정부의 비위를 맞추기로 작정한 듯 교과서 출판업체들의 '알아서 기는'처신도 일본인의 역사의식에 의문을 품게 하는 부분이다. 교과서 검정을 앞두고 트집잡힐 소지가 있는 내용은 아예 자체검열을 거쳐 일본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표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역사 왜곡에 앞장서고 출판사가 조직적으로 이에 동조하는 꼴이다. 그러고도 일본 정부는 "국정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하지 못한다"고 발뺌한다.
역사 왜곡에 대한 한국의 비난에 대해 아소 일본 외상은 지난 주말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역사 문제와 정치 문제를 섞으면 안 된다"는 얼토당토않는 말로 둘러대고 있다. 일본 정부의 후안무치한 역사 왜곡은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아베 정권이 "독도는 일본 땅이고, 종군위안부 강제 동원이나 난징 대학살은 없는 사실이거나 과장됐다"며 줄기차게 역사를 비틀고 부정하는 것은 과거 일제 군국주의자들의 행위와 다르지 않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역사 왜곡이 또 다른 불행한 역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있는 그대로의 역사, 과거를 제대로 기술한 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산처럼 많다'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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