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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 내원마을 '추억속으로'…연내 완전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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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구 10명만 남아

"비록 마을은 사라지지만 산중(山中)에서 느꼈던 행복은 잊지 않고 살아갈 겁니다."

전기·수도 없는 오지(奧地) 마을로 유명한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 내원마을이 올해 완전히 철거돼 사라진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주왕산사무소는 현재 남아 있는 3가구 주민 10명에 대한 보상작업을 오는 7월 말까지 마치고 마을을 철거할 계획이다.

내원마을을 비롯해 전국 18개 국립공원 내 '환경저해시설'을 정비키로 한 데 따른 것. 공단 측은 "마을 오·폐수가 자연천으로 흘러들면서 오염원인이 되고 있어 철거한다."고 밝혔다.

200년쯤 전 자연적으로 생겨난 내원마을. 주왕산 입구에서 걸어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해발 500m 높이에 있고, 전기는 물론 전화와 수도도 없는 곳이다. 6·25 전쟁 이후 한때 70여 가구 500여 명까지 모여 살았지만 생활에 불편을 느낀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3년 전부터 공단의 철거작업이 추진되면서 지난해 가을 반장댁이었던 최영기(76) 할머니네 등 6가구 20여 명이 마을을 떠나 지금은 이상해(48) 씨 가족 등 3가구 10명만이 남았다.

12년 전 이곳으로 이사왔던 이 씨는 "섭섭하지만 환경보호를 위해 나라에서 떠나라니 어쩌겠냐?"며 "아내와 함께 흙을 돋우고 함석지붕을 얹어 지었던 산 속 우리 집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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