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교대 총장 발표 논문, 조교 논문과 거의 일치

강 총장 "도움받아 정리…사퇴 사안 아니다"

대구교대 강현국 총장의 논문 대필 논란(본지 5일자 8면 보도)과 관련, 강 총장이 2003년 발표한 논문과 당시 조교로 있었던 A교수가 같은 해 발표한 논문이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총장이 대구교대 초등교육연구논총 18권에 게재한 '시 감상 지도를 위한 분석틀 연구(1)'와 A교수가 언어과학연구 24집에 게재한 '시적 은유의 구조 연구'를 보면 일부 용어나 4, 5개 단락이 다를 뿐 대다수 문장을 비롯해 논리 전개와 표현 방식, 인용 시와 예문, 영문 표기 등이 모두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머리말의 경우 총 15개 문장 중 7개 문장이 똑같고, 강 총장의 본문 Ⅱ-1, Ⅱ-3, Ⅲ-1, Ⅲ-2, Ⅲ-3 등이 A 교수의 본문 2-1, 2-2, 2-3, 3-3, 3-2 등과 각각 내용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에서도 강 총장의 논문이 126개 문장, A 교수의 논문이 178개 문장으로 구성됐는데 이 중 99개 문장이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동명의 시 '내 마음은'을 비롯해 은유의 유형으로 든 예문 10개,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시 교육 관련 예문,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 시 등 강 총장과 A교수가 인용한 예문들도 모두 똑같았다.

이와 관련, A교수는 "강 총장의 2003년 논문은 2001년 11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함께 토론하고 세미나한 자료를 갖고 완성한 논문이며, 이 자료들은 총장의 부탁을 받아 조교였던 내가 직접 정리해 전해준 것"이라고 해명 자료에서 밝혔다. A교수는 다만 "강 총장은 내가 준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취사선택했다."며 "서론 15개 문장 중 8개 문장이 일치하지 않고, 개념 용어도 강 총장의 전공 영역에 맞게 바꾸었으며, 장과 절 제목도 내용에 맞게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들은 "두 논문의 내용이 99% 이상 일치해 연구윤리 부재는 물론 학자로서의 본분의 한계를 넘어섰다."며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강 총장은 즉각 사퇴하고, 올해 이뤄진 A교수의 임용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4일 국가청렴위원회에 논문 대필 관련 사항을 신고했고, 교육인적자원부는 현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강 총장은 이에 대해 "당시 조교였던 A교수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정리했을 뿐이지 대필은 아니다. 이 정도로 총장직을 사퇴할 사안도 아니다. 교수들 주장은 불순한 동기를 지닌 총장 흔들기의 일환이다."고 밝혔다. 강 총장은 지난 6일자로 이 사태의 책임을 묻는다며 류덕제 국어교육과 학과장을 보직해임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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